재계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밝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개척'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현대·기아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은 인천 경제특구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키로 하는 등 새 정부가 국정목표로 제시한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에 최대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재계는 특히 노 대통령이 이날 "한반도는 동북아의 물류와 금융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경제특구 참여는 물론 우리나라가 물류거점과 금융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동북아지역은 경제규모가 세계의 5분의 1을 차지할 뿐 아니라 인구도 유럽연합의 4배가 넘는 점을 감안,유럽연합을 능가하는 경제권을 형성하는데 재계가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새 정부의 동북아 전담팀 구성에 대응해 전경련 안에 '동북아연구회'(가칭)를 만들어 기업 차원의 협력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동북아 사업에 관심이 많은 10여개 회원사들로 동북아연구회를 구성해 물류 금융 등 분야별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그룹들도 총수들부터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아이디어 단계서부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실천방안을 찾아 나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 등은 기존의 중국사업도 '동북아 허브' 구상과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은 "정부가 구상중인 경제특구가 삼성이 이미 투자하고 있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및 중국의 푸둥지구 등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며 적극적인 협력의사를 밝혔다. 삼성은 북한의 개성공단을 포함해 외국기업들이 탐낼 만한 경제특구 운영방안을 연구해 제시해 나갈 방침이다. LG 관계자도 "한국을 동북아의 물류·금융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정부의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취지에 공감한다"며 "정부의 계획이 구체화되는 대로 면밀히 검토해 추진가능한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완공된 평택항 전용부두를 통해 연간 5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수출하는 현대차그룹은 아산(현대) 소하리·화성(기아) 등에 완성차공장을 포진시켜 '서해안 벨트'를 이루고 있다. 상당수의 중견 부품 협력업체들도 이 벨트에 속속 입주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충남 아산에 7만평의 부지를 확보,다음달 중 연간 30만대 규모의 모듈공장을 준공하는 데 이어 국내외 4곳의 물류기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또 그룹 차원에서 인천 경제특구에 자동차 전장품 전문 R&D센터를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서해안 지역에 연구개발시설과 물류거점 확충이 이뤄지면 중국 베이징현대자동차의 육성계획과 연계해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도 울산과 구미 등에 있는 R&D센터 기능을 인천경제특구로 일부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한진도 그룹 특성을 살려 물류중심지 건설에 적극 동참할 방침이다. 전경련 동북아경제센터 이성환 소장은 "앞으로 정부의 동북아 플랜이 가시화되면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