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대화역 인근에 자리잡은 '덕이동 패션타운'은 다음달로 세 돌을 맞는 신흥 아울렛 상권이다.


서울 문정동이나 구로공단 목동 등지에 있는 아울렛 상권에 비하면 역사가 짧지만 덩치는 전국에서 가장 크다.


이곳에 입점한 의류 브랜드는 줄잡아 4백개.


1층에 단독으로 입점한 브랜드만 헤아려도 2백50개에 달한다.


1백50여개 매장이 늘어서 있는 '문정동 로데오'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덕이동 패션타운의 역사는 3년 전인 2000년 3월 스포츠의류 골프의류 매장 10여개가 입점하면서 시작됐다.


일산 신도시 북단에 자리잡은 이곳은 이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해 그해 연말께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평소에는 일산을 포함한 고양시 사람들이 주고객이다.


그러나 주말에는 서울 파주 의정부 등지에서도 손님이 찾아온다.


'주말 고객의 절반은 외지인'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상인들은 최근 홍보 사이트(rodeoshop.co.kr)도 만들었다.


지난 23일 오후 2시.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 고객들이 덕이동 패션타운에 가득하다.


신학기를 앞두고 봄옷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다.


'신학기 최고 80% 세일'이란 현수막이 걸려있는 아식스 매장은 아이 신발과 가방을 고르는 학부모들로 북적거린다.


"마음껏 고르세요.조깅화 한 켤레에 9천워∼언.패션가방 하나에 1만워∼언."


점원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아식스 매장을 운영하는 한명우 사장은 "2년 이상 지난 상품은 70∼80% 할인된 값에 나온다"면서 "해가 바뀌어도 디자인이 많이 달라지지 않는 스포츠용품의 경우 이월상품과 신상품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가 건물 사이의 주차장도 붐비긴 마찬가지.


주차관리를 맡은 경비원은 밀려드는 차들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여기 오는 손님들은 거의 다 차를 몰고 와.제일 가깝다는 대화역도 차 타고 10분은 가야 하니까.돌아갈 때는 물건을 한 보따리씩 사들고 가지."


나이가 지긋한 경비원은 말을 마치자마자 호루라기를 빼 문다.


덕이동 패션타운은 가족단위 손님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고객 연령층도 다른 아울렛 상권에 비해 높다.


골프웨어 전문점 잭니클라우스 점원은 "덕이동엔 중년층을 겨냥한 매장이 특히 많다"며 "골프웨어 점포만도 20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점원은 "장사가 잘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달부터 골프 시즌 아니냐"며 싱긋 웃는다.


덕이동에서 팔리는 의류는 세 종류로 나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생산된 지 1년 된 이월상품.


신제품에 비해 40∼50% 저렴하다.


나온 지 2년이 넘은 이월상품은 신학기나 간절기에 미끼상품으로 많이 쓰인다.


할인율은 대개 60%를 웃돈다.


신상품도 판매한다.


제품 구색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판매가는 정상가보다 10∼20% 싸다.


한 여성복 매장 상인은 "지난해 어려웠던 패션 브랜드들이 재고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어느 때보다 할인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덕이동 패션타운의 단점이라면 여느 아울렛 상권과 마찬가지로 의류 사이즈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이즈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몸에 맞는 치수로 바꾸기가 여의치 않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점도 흠으로 꼽힌다.


다행히 주차장은 넓은 편이어서 승용차로 갈 경우 주차 때문에 애를 먹지는 않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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