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한국은 국토와 내수시장이 좁아 첨단 기술과 수출로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흡사합니다. 따라서 서로 벤치마킹할 대목도 많습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의 뤽 소테 '혁신 및 기술 경영연구소(MERIT)' 소장은 "네덜란드는 교육과 중상주의에 힘입어 그동안 경쟁력을 계속 키워 왔지만 지금은 연구개발의 중심이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중국 등도 급속 부상하고 있다"며 "이제 과거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세계적 물류 허브이자 과학적인 화훼 및 낙농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만족해서는 안되며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뤽 소테 소장은 과학기술과 경제성장간 연관관계 연구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학자로 꼽히며 NWO의 자문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전략 및 중점 분야를 찾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을 줄이는 화학기술과 바이오 등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전략 분야를 선정해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소테 소장은 "지난 수년동안 유럽 기업들은 통신 분야에 대해 지나치게 큰 기대를 걸고 엄청난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서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경고했더라면 이런 손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리한 사업 확대로 어려움을 겪다 최근 연구개발(R&D) 부문을 국가 연구소(TNO)에 매각한 네덜란드의 더치텔레콤사를 그 사례로 들었다. "지식과 정보는 TV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고 있으며 기업도 중국 등 대규모 시장을 따라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 대목에서 한국과 네덜란드의 기업 및 과학자들이 함께 논의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