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오피러스(OPIRUS)'의 데뷔 날짜가 내달 12일로 다가오면서 대형 승용차 시장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엔터프라이즈로 대형 승용차 시장에서 고전해 오던 기아자동차는 6년만에 새 차를 내놓으면서 주 경쟁차인 쌍용 체어맨은 물론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렉서스 ES300 등 수입차도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오피러스는 미국의 정통 세단형보다 유럽풍 외관을 추구했다. 일본 도요타차의 별도 브랜드인 렉서스가 유럽 이미지를 강조해 성공했듯 전세계 대형 고급차시장을 유럽의 고급 브랜드가 주름잡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 외관 스타일이 모던하고 세련된 것은 이런 까닭이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유럽풍이다. 벤츠.BMW시리즈와 포르쉐 박스터의 실내를 디자인한 독일의 디자인 전문업체 불로스펠트와 제휴해 고급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엔진은 3천cc, 3천5백cc의 V6 엔진을 탑재했고 수동 겸용 5단 자동변속기를 적용시켰다. 소음과 진동을 줄여 정숙성을 높이고 안정성을 강화했다. 소음과 진동의 원인이 되는 곳마다 우레탄 패드를 보강해 바깥 소음이 차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했다. 세계적 안전관련 전문업체인 독일 콘티넨털 테베스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ABS, TCS(미끄럼방지 장치), VDC(차체자세 제어장치) 등의 기술을 적용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VDC는 현대차의 에쿠스에도 없는 장치. 2백29대의 시험차를 제작, 충돌실험을 했다. 주행성과 승차감은 어떨까. 전자제어식 현가장치(ECS)와 차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컨트롤하는 가스식 쇽업소버 등을 채택해 승차감을 높였다. 시트는 운전자의 운전자세를 기억하는 장치를 적용해 장시간의 운전에 따른 피로감를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전동식 요추 받침기능도 갖췄다. 해상도가 뛰어난 7인치 와이드형 AV모니터와 4인치 컬러모니터를 통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메이션 시스템을 장착, 첨단기능을 강화했다. 후방 충돌시 앞좌석 승객의 목부상을 방지하는 헤드레스트, 탑승자 취향에 맞춰 온도조절이 가능한 5단조절 열선시트 등도 관심을 끈다. 오피러스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고객층은 전문직 종사자들과 사업가, 자산보유 여성 등이다. 40대 연령층을 겨냥하되 30대, 50대의 성공한 리더들도 유혹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특히 오피러스를 최고급 승용차로 브랜드가치를 높일 작정이다. 차체와 광고에 회사이름을 넣지 않고 차명만 노출시켜 기존 모델과는 차별화된 독립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키로 했다. 고객들에게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시장을 고급화시키고 오피러스 전용 콜센터와 전용 웹사이트를 구축키로 했다. 또 '프리케어 서비스'를 실시해 사고를 예방하고 판매 후에는 지속적인 고객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 처음으로 오피러스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 오피러스가 대형 승용차시장의 돌풍을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