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한 '불량 청바지'가 뜬다. 올해도 데님이 위세를 떨치면서 '정형'에서 이탈한 청바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안감을 뒤집어 겉감으로 쓰거나 너덜너덜 밑단을 뜯어 헤치고 페인트칠을 해놓는 등 파격적인 디자인이 주류로 부상할 태세다. 국산 대표 브랜드 닉스는 '콘크리트 진'이라는 이름으로 안팎을 뒤집은 청바지를 선보였다. 허연 안감을 겉면으로 써 청바지를 뒤집어 입은 듯한 모양새다. 안감과 겉감을 번갈아 붙이기도 했다. 닉스 홍보팀 박경화 실장은 "이질적 소재를 덧대거나 물빠짐 처리로 닳은 듯한 느낌을 내거나 페인트칠을 하다가 뛰쳐나온 듯한 핸드프린팅으로 거친 이미지를 살린 스타일이 유난히 인기"라고 전한다. '3D 재단'으로 유명한 리바이스의 '엔지니어드진'도 '불량' 대열의 선봉에 섰다. 다리 곡선에 따라 옆선이 돌아가 움직임이 편한 게 특징. 새로 나온 여성용 '501'라인도 구제 느낌의 색상이 나왔다. 여성의류 업체들도 입체재단,페인팅,워싱 등을 활용해 '정형'에서 벗어난 데님을 대거 내놓았다. 신원의 새 캐주얼 '쿨하스'는 허벅지 부분에 자유분방한 붓질로 그래피티(낙서)를 그려넣거나 아랫단 올을 모두 풀어헤친 청바지를 선보였다. 섹시캐주얼의 대명사인 미스식스티도 형식을 파괴한 디자인으로 개성파 여성들을 공략하고 있다. 허벅지께 커다란 포켓을 단 카고팬츠를 응용한 '유틸리티형'이나 바지 아랫단에 지퍼를 달아 여미는 '언밸런스형'이 대표적이다. 장석현 미스식스티 디자인실장은 "세계적으로 불경기가 지속되고 전운이 감돌면서 도발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며 "비정형성이나 퇴폐미로 대표되는 70년대풍 '갱스터 빈티지룩'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