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분명히 했다.

내수중심의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얼마 전에 겪은 일부지역의 부동산가격 폭등,가계부채와 신용카드 부실 등에서 보듯이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재정 조기집행 외에는 선택가능한 경기부양 수단이 별로 없다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경제의 기본체질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같은 노 당선자의 인식에 공감하는 부분도 적지않지만 시각을 달리하는 부분 역시 없지않다. 현시점에서 정부가 마땅한 경기부양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미 내릴대로 내렸기 때문에 금리를 더이상 내리기 어려운 여건인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새정부 관계자를 포함한 당국자들이 과연 경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나 있는지조차 우리는 의심스러울 때가 없지 않다.

양대(兩大) 노총 방문 및 전경련 주최 포럼에서 있었던 노 당선자의 발언에서도 그런 느낌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사회적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겠다" "쓸 만한 기업들은 거의 4대 재벌로 편입돼 있다"는 발언만 해도 그렇다.

우리 사회에서 '힘의 균형'이 과연 그렇게 치우쳐 있고 또 경제력 집중이 그런 단계에까지 와 있는지도 의문이지만,만보를 양보해 그런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그것을 강조할 때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1·4분기중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고,기업들을 신나게 뛰게 하지 않는 한 이를 타개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 그런 발언을 연일 되풀이하지는 않았으리라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기업인들의 상당수가 새정부의 노조편향성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고,그런 요인들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걱정스럽기만 하다.

경기가 더 급격하게 곤두박질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정책상 완급을 가린다면 그것이 가장 급한 일이다.

집단소송제 상속세 포괄과세제 등 어차피 시간이 걸릴 일을 지금 계속 논란해야 할 만큼 경제에 여유가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핵 이라크전쟁 등이 복잡하게 얽혀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서 눈 위에 서리가 내리는 꼴이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으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바로 그것이 새정부가 택해야 할 경기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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