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사령탑을 누가 맡을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에서 장관후보를 압축해 여론조사에 들어가면서 과학기술부 장관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력 후보로는 홍창선 KAIST(한국과학기술원)원장,박호군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김우식 연세대 총장,이장무 전 서울대 공대 학장,정성기 전 포항공대 학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후보는 이공계 대학을 나와 대학 총장 학장을 지냈거나 현직을 맡고 있으며 정부출연연구소 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노 당선자가 장관선임의 주요 원칙의 하나로 제시했던 '전문성'측면에서는 일단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홍창선 KAIST 원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출신으로,교무처장 등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KAIST를 한국 최고의 이공계 명문대로 탈바꿈시킨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호군 KIST 원장도 내부 연구원 출신으로 19년 만에 최고자리인 원장에 오른 인물로 KIST의 역할을 재정립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우식 연세대 총장은 강경상고,연세대 공대를 졸업, 공대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연세대 총장에 올랐으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등을 거치면서 공학 교육강화에 앞장서 왔다. 정성기 포항공대 교수는 지난 98년부터 2001년까지 포항공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포항공대를 세계적인 연구중심대로 키우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장무 전 서울대 공대 학장은 서울대 공대에 산·학·연 체제를 도입,현장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키우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전문성면에서는 능력과 경력을 나름대로 갖추고 있다. 문제는 또 다른 장관 선임원칙의 하나인 '개혁성'에 대한 평가다. 홍 원장은 학제전공을 도입하는 등 KAIST의 학부제를 과감하게 수술하고 KAIST를 연구중심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과학기술인이면서도 대인관계가 특히 원만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 원장도 KIST의 체제를 연구과제 중심으로 개혁하고 외국 연구기관과의 제휴를 가속화하는 등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 전 총장 역시 대학재정 자립을 위해 기여입학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대학개혁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교수도 총장시절 서울대 공대 개혁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커리큘럼 개혁 등을 추진했다. 과학기술계는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친화력에다 개혁성향을 겸비한 인사를 발탁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