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50년만에 민간인 관광객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금강산을 육로로 갈 수 있는 꿈같은 날이 5일 드디어 실현됐다. 현대아산은 이번 금강산 육로관광을 `분단 반세기만에 민간인이 군사분계선을통과하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할 만큼 통일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거창한 역사적 평가외에도 금강산으로 향하는 육로 주변에는 볼거리가 풍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벌써부터 관광객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과 실향민, 지도 등 각종 서적 등을 근거로 새로 연결된 육로를 이용, 버스로 40분 거리에 불과한 금강산을 미리 가 봤다. 남쪽의 집결지인 고성 금강산 콘도에서 통일전망대(CIQ)를 거쳐 북한 온정리를연결하는 39.4㎞구간의 금강산행 육로 주변에는 동쪽으로는 명사십리, 서쪽으로는수려한 산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고성 통일전망대 CIQ를 지나 군사분계선 안으로 들어서면 통일전망대에서도 지척으로 보이는 해안가 모래사장 밖으로 표고 50m가량의 솟아 있는 돌섬 `송도'를맨 처음 마주치게 된다. 바위사이에 뿌리를 내린 낙락장송이 두어 그루 바닷바람에 휘날리는 송도는 해방전까지는 수도자들이 솔잎을 먹으며 생활했다는 아름다운 섬. 조선시대 문장가인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1496-1568)은 송도의 아름다움을이렇게 노래했다. `평지가 그토록 많은데 웬 소나무가 바다 한 가운데 나 있느냐 그럼 그렇지, 달 밝은 밤이 오면 학이 와 울기도 하겠지' 송도를 지나면 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서린 아름다운 호수 감호를 만난다. 둘레가 3㎞가량으로 강릉 경포호보다 조금 작은 이 호수는 봉래(蓬萊) 양사헌(楊士彦)이 집을 짓고 살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대 어이 이 고장에 자리를 잡았나 내 답하니 천하명동 이보다 못하여라고 흰 모래 푸른바다 소나무 숲길을 막고 일만송이 고운 연꽃 내집을 단장했네' 감호는 물이 깊지 않아 얕은 곳은 무릎을 걷고도 건널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2000년 봄 동해안 산불로 감호 주변에는 불 탄 흔적이아직도 남아 있다.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금강산 구선봉(일명 낙타봉)도 감호를 지나면 좀더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수십명이 앉을 만한 넓은 바위가 있고 정상에는 아홉 신선이 바둑을 두고 놀았다는 전설이 깃든 낙타봉같이 굽은 금강산 끝자락의 봉우리. 구선봉이 끝나는 바닷가쪽에서는 추운 겨울이지만 무동력선을 타고 노를 저으면서 고기를 잡는 북한 주민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구선봉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영랑호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알려져 있다. 옛날 외국의 장수가 이곳의 천하절경에 떠날 줄 모르다가 사흘동안 호숫가에서울고서야 발길을 돌렸다는 전설이 남아 있을 정도로 기암, 백사장, 소나무 숲, 그리고 호수가 어우러진 경관이 수려하다. 북으로 향할수록 바닷가에는 점점이 섬들로 이뤄진 쥐바위, 고양이바위, 누룩바위, 동자바위, 서적바위, 상좌바위 등 수 없는 바위가 절경인 해금강이 보이고 어느새 온정리에 도달하게 된다. 오는 6일 사전답사를 마치고 돌아올 관광객의 입에서 나올 절경에 대한 감탄이선인들의 그것과 어떤지 기대된다. (고성=연합뉴스) 유형재.이종건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