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각종 마케팅을 축소하면서 영화,광고,유통 등 다른 업종들의 영업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 "정부가 지나치게 카드산업을 규제하면서 내수 활성화라는 카드의 순기능까지 사라지고 있다"는 게 여신금융협회 관계자의 얘기다. ◆영화 할인 축소=현대카드는 31일부터 자동차극장 할인서비스를 축소한다. 현대M카드·기아노블레스 카드 회원들은 이제까지 전국 10개 자동차 극장에서 월 2회까지 무료 관람이 가능했다. 하지만 31일부터 무료 관람이 가능한 극장 수가 5개로 줄어든다. 신한카드는 지난 6일부터 인터넷 영화할인 예매 서비스를 축소했다. 지금까지 신한카드 회원이 인터넷을 통해 영화표를 구입하면 최고 월 5회까지 장당 2천원씩의 할인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올들어 월간 할인 횟수가 최고 월 3회로 줄었다. 삼성카드도 인터넷 예매 할인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장당 2천원에 이르는 할인금액을 1천5백원으로,연간 무제한인 할인 횟수를 월 8회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카드사가 영화 할인 혜택을 줄이자 극장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 대형 극장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영화관람 인구가 매년 20∼30%씩 성장하는 데는 카드 할인 혜택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카드사들이 할인 혜택을 줄이면 20대 관람객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고 유통업계 울상=지난해까지 카드사는 광고시장의 최대 '큰손'이었다. LG 삼성 국민 등 대형 카드사들은 지난해 각각 3백30억원,3백20억원,2백50억원의 광고비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들 카드사들은 올해는 광고비를 지난해의 70%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00년 4백44억원,2001년 9백32억원,2002년 1천7백30억원으로 수직 상승해온 카드사 총 광고비는 올해 1천1백억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혜택을 축소하자 유통업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올들어 국민 외환 비씨카드 등은 그동안 대형 백화점에서 실시해오던 6개월 무이자할부제도를 전격 폐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실시한 무이자할부가 그동안 백화점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게 사실"이라며 "무이자할부 축소에 따른 백화점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