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과의 인터뷰를 통해 분식회계 혐의 부문에 대해서는 시인했으나 개인 비리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23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김 전회장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계열사간에 자산을 이동시켜 그룹 전체의 회계를 분식 처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김 전회장은 그러나 이 문제는 "대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회장은 또 "나는 부정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면서 정부측이 자신을 "사기꾼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대우그룹의 몰락은 자신의 오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측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회장은 대우그룹의 이른바 '세계경영'은 "지나치게 규모가 컸고 지나치게 빨랐다"며 경영상의 오판을 자인했다. 그러나 "정부도 우리의 투자계획 전부를 승인해 주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을 떠나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그룹의 몰락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양에서는 체면이 대단히 중요하다. 대우가 망했는데 어찌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는가"라고 답변했다. 포천은 김 전회장이 지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취미인 골프를 즐기고 프랑스의 한 건설회사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회장은 자서전도 집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인터폴이 그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 당국은 인터폴을 통한 신병확보를 탐탁해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그의 재판과정에서 정권과 대우그룹의 유착이 드러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