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단위 농협의 현금카드 비밀번호 유출사고를 계기로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단위농협의 현금카드 비밀번호 유출 사고가 알려지자 단위농협과는 보안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내부 보안시스템 점검을 서두르고 있다. 은행이나 카드사들은 농협과는 달리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했기때문에 문제가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금융기관들이 채택하고 있는 마그네틱 카드는 근본적으로 보안에 허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일단 이번 사고의 배경이 농협 단위조합의 보안의식 미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들은 물론 농협중앙회도 그동안 꾸준한 투자를 통해 위조카드 식별, 비밀번호 유출방지 장치를 강화해왔는데 단위조합은 보안이 초보 수준이었다는 얘기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단위농협은 비밀번호와 계좌번호를 암호화하지 않고 보안에허술한 초기 모델의 현금카드를 계속 사용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지난 98년 말 이후 보안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에 버려진 예금청구서 등을 통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카드를 위조하는 단순한 수법으로는 범행이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 현금카드는 비밀번호를 빼는 대신 계좌번호와 함께 언제, 몇 번째 발급된 카드인지 등의 복잡 다양한 정보를 암호화해 집어넣어 놨기 때문에 복사.위조가 어렵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98년께 보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서 현금 카드를 모두 교체했고 99년 3월에는 재발급 받지 않은 고객들이 현금인출기를 이용하면 교체효과가 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만 안다고 해서 돈이 인출될 수 없도록카드 일련번호나 '난수' 등 활용한 여러가지 시스템적 보안장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당장 보안에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 다시 한번 내부 점검을 실시할 계획을 세웠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보안점검에 들어갔다"면서 " '인재'를 막기 위해 담당 직원들의 업무를 철저히 구분하고 각기 암호를 부여해놨지만 한 번 더 챙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보안강화를 위해 지금 쓰는 마그네틱 카드보다 위조가 어려운IC카드 도입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IC카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고 발급 비용이 5천-6천원에 달하는 점이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민은행 박종인 부행장은 "마크네틱 카드는 근본적으로 100% 보안을 장담할 수없는 한계가 있어 IC카드의 활용이 시급하지만 마그네틱 카드가 장당 발행비용이 300-400원인데 비해 IC카드는 너무 비싸고 인프라가 갖춰져있지않아 당장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