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포럼에선 '동북아 금융허브로서의 한국'이란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크리스토퍼 팁스 씨티은행 부사장간에 금융허브 추진속도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져 관심을 끌었다.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팁스 부사장은 "한국이 국제금융허브를 추진한다면 향후 2~3년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때 집중적으로 모든 역량을 쏟지 않으면 상하이를 이길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 국장은 "10년내 금융허브를 만들고 단기에 집중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은 많은 시행착오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잘못하면 외국에 국내 금융회사를 다 내줄 수 있기 때문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국제금융센터를 만든 후 자국 은행들은 거의 다 사라졌다"면서 "너무 서두르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록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우리나라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비해 실물경제에 강하므로 실물경제의 지원을 받는 차별화된 허브모델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생림 한양대 교수는 "국제금융센터가 되기 위해선 매년 1백억~2백억달러 정도의 무역흑자를 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역외금융센터를 만들고 나중에 지역금융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