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노력한 만큼 높일 수 있다." 최근 미국 교육계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노력 지능(Effort Based Intelligence) 이론'의 골자다. 동양적 사고로는 당연한 얘기 같지만 우리 기업들만 봐도 사원들의 '노력'에 후한 점수를 주는 관행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인사나 조직관리와 관련한 올해의 키워드는 핵심인재의 확보,개발 및 유지다. 이 와중에서 기존 직원 개개인이 회사 일을 위해 들이는 노력이 평가받을 여지가 있는가. 전혀 없다. 핵심인재도 노력이나 의지를 보고 뽑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의 실적이 기준이요,심할 경우는 '간판'으로만 채용하기도 한다. 밖에서 사람을 새로 뽑을 때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있는 사람들보다는 '더 나은' 인재이기 때문에 뽑는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대우도 그만큼 낫게 해준다. 그 과정에서 기존 사원들이 갖는 박탈감의 골은 깊어만 간다. 일할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개중에는 경영진의 의도대로 외부 인재에 자극받아 오히려 더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어느 경우든 일할 맛을 높여주거나 더 노력하는 데 대해 보상해주지 않으면 기존 사원들은 포기하게 돼 있다. 노력지능은 하버드대학에서 연구하던 사회심리학자 제프 하워드가 60년대말 제기한 아이디어다. 그는 기존의 IQ 중심 인재관이 능력개발의 악순환을 가져온다고 봤다. 아이들을 IQ로 평가해버리는 순간,지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쓸데없는' 지력 개발 노력을 포기하고 만다는 것. 포기한 만큼 지능과 능력은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핵심인재 확보 경쟁은 자칫 회사 사회에 IQ 중심적 인재관을 심게 된다. 많은 포기자,탈락자를 낳을 수밖에 없다. 경영자는 외부인재 몇명 때문에 회사 전체의 능력이 나빠질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해결 방법은 기존 사원들에게 더 열심히,신나게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앞으로 얼마만큼 정열적으로 노력할 것이냐에 더 큰 의미를 두고 노력지능 중심으로 인재 관리를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김정남 성균관대 경영대학원장)는 얘기다. 경영은 장기전이다. '지금 당장'만 갖고 비교하면 밖에서 뽑은 핵심 인재와 기존 사원과의 격차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회사를 끝까지 지킬 사람은 누군인가"를 따지면 기준은 달라진다. 그 기준을 세우고 평가하는 것도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