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만 해도 자가용은 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사물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는 법. 승용차 1천만대 시대를 맞은 지금 자가용은 더 이상 재산목록 1호가 아니다. 최근 렌터카와 오토리스 이용자가 늘어나는 건 자동차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바뀌고 있음을 드러낸다. 자동차는 공장에서 출고되는 순간부터 감가상각이 이뤄지는 소모품인 만큼 목돈 주고 사서 직접 일일이 관리하는 것보다 렌터카 회사나 오토리스 담당사에서 빌려쓰는게 이익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차를 빌려준다는 점에서 렌털과 리스는 비슷하다. 어느 쪽을 이용하든 법인은 차량관리에 필요한 인력이나 시간을 절약하고 임대료를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줄일 수 있으며, 개인사업자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 또한 관련비용을 손비 처리하고 자동차 관리에서 해방돼 효율적인 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단 운용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 만큼 두 가지의 장단점을 잘 따져본 뒤 자신에게 맞는 쪽을 선택하는게 필요하다. 렌털은 사용기간에 따라 단기와 장기로 나뉘는데 1개월 미만이면 단기, 그 이상이면 장기로 친다. 리스와 비슷한 건 장기 렌털쪽. 90년 허츠와 계약한 금호렌터카(www.kumhorentcar.co.kr)가 국내 1위로 다양한 차종을 보유하고 관공서 및 대기업 임원 차량의 60% 가량을 대여하고 있다. 렌터카의 경우 계약기간이 자유롭고 주행거리에 제한이 없는데다 사고가 나도 보험료가 달라지지 않으며 2부제나 3부제 해도 상관없다. 고장이나 사고시 다른 차로 바꿔주는 대차도 빠르다. 단 임대차임을 알리는 '허'자가 붙고 사고를 내지 않아도 보험요율이 할인되지 않는다. 리스는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로 나뉜다. 금융리스는 차만 리스해 주고 유지.관리는 이용자가 하는 것, 운용리스는 장기 렌털과 마찬가지로 운전 외엔 모두 회사측에서 담당하는 것이다. 금융리스는 할부구입과 비슷한데 이자가 다소 비싸지만 차량의 잔존가액을 뺀 나머지 금액에 대한 월부금과 이자만 지불하는 데다 리스료를 비용으로 인정받아 세금이 줄게 되므로 싼게 원칙이다. 단 리스사에서 잔존가치를 10~20%밖에 안잡아 월부금이 많은데 이 때문에 잔존가치를 높이는 대신 월 리스료를 낮춘 상품을 개발중이라고 한다. 취급사는 삼성카드 신한캐피탈 한국개발리스 등. 운용리스(Maintenance Lease)는 구입에서 등록 세금 정비 검사 소모품 교환, 교통사고 처리와 수리 대차까지 몽땅 해주는 것이다. 산은캐피탈이 서울대 경영대 주우진 교수가 운영하는 제스퍼오토(www.car123.co.kr)와 손잡고 시작, 현재 현대.산은캐피탈에서 취급한다. 장기 렌털의 월 비용이 차량가액 1백%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계산해 책정되는데 반해 리스는 잔존가를 뺀 금액의 원금과 이자만으로 계산된다. 또 일정보험율이 적용되는 렌털과 달리 개인별 보험료가 산정된다. '허'자 번호판이 아닌 것과 법인의 경우 형편이나 재무상태에 따라 임대료 지불방식이 유연하며, 만료 후 차값의 35~40%(리스기간 36개월 기준)로 구입할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운행거리에 제한이 없는 렌터카와 달리 일정거리(3년 6만km)를 초과하면 할증료(km당 30~60원)를 내야 하고 중도해지가 어려우며 계약기간 만료 후 차에 흠집이나 문제가 있으면 복구하거나 수리비를 물어내야 한다. 차를 살 건지 빌릴 건지 빌리면 렌털과 리스중 어느 것을 택할지 잘 고려해야 할 때다. <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