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중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해 이념적 공세를 펼친 것으로 보도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손병두 부회장의 차기정부 경제정책 비판 파문에 뒤이은 것이어서 갈등의 폭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점진적.자율적.장기적 기업개혁' 원칙을 밝힌 이후 새 정부와 재계간 긴장관계가 완화되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로 양자간 관계가 다시 급랭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수위는 차기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의 비난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전경련은 조기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 '합당조치' 요구하는 인수위 인수위는 지난 11일 미국 뉴욕타임스의 보도와 관련해 전경련측에 공식해명을 요구한데 이어 12일엔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인수위는 김 상무의 '인수위원회의 목표는 사회주의'라는 발언이 노무현 당선자의 재벌개혁 방침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수위는 김 상무의 이번 발언이 일련의 '인수위 흔들기' 작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순균 인수위 대변인은 "이 발언은 노무현 당선자의 경제정책 기조와 인수위의 정책 방향을 심히 왜곡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가 신인도 제고에 앞장서야 할 전경련 고위관계자가 외국 언론을 상대로 이같이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은 전경련 스스로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리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발언이 비록 개인의 발언이라 하더라도 전경련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 '조기진화·해명' 나선 전경련 전경련은 인수위의 대변인 성명이 나오자 즉각 "김 상무의 인터뷰 내용은 전경련의 공식입장과는 전혀 무관하며 이로 인해 물의를 일으키게 돼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했다가 일정을 앞당겨 12일 급거 귀국한 김 상무는 "인수위가 구성되기 전의 전화인터뷰였고 '소셜리스트'(사회주의자)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상무는 "2백50만개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소셜 세이프티 넷'(사회안전망)을 언급했을 수는 있는데 이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글을 쓴 돈 커크 기자를 만나 정정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또 "경제정책이 새정부 들어 급격히 변화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 경제에 충격을 줄 수도 있고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인수위에 대해 의도적으로 뭘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인수위에서 회장 명의의 사과공문을 요구한데 대해 13일중 '해명 공문'을 보낼 방침이다. ◆ 재계는 파문확산 우려 재계는 인수위와 전경련의 갈등을 둘러싼 파문이 기업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인수위가 개혁적인 성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표현으로 새 정부와 재계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계와 새 정부가 마찰을 빚는 것으로 비쳐지면 경제에 대한 불안감만 증폭시키게 된다"며 전경련이 신중하고도 조속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희식.정태웅 기자 hsso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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