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업계가 또 다시 벌집 쑤신 듯 시끄럽다. 도서정가제 시행과 가격할인 경쟁을 둘러싸고 한바탕 시끄럽더니 이번엔 배송지연 사태를 놓고 떠들썩하다. 특히 이번 논란은 업계 1,2위를 자처하는 예스24와 모닝365간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어 업계의 고질적인 진흙탕 싸움이 재연됐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발단은 9일 정오부터 하룻동안 주문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모닝365가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주문물량 폭증으로 배송기간이 평소보다 2∼3배 이상 길어지고 있다며 예스24 알라딘 등 경쟁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회원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예스24가 발끈하고 나섰다.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밀린 주문건수가 부풀려졌고 이번 주말이면 정상화될 수 있는 사안을 모닝365가 과대포장했다는 게 예스24측의 주장이다. 예스24 관계자는 "연말연시 물류대란은 해마다 일어나는 일"이라며 "예상매출 판단 실수로 빚어진 개별적 사안을 업계 전체로 확대시키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태도에 대해 일각에선 변명 찾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배송지연 사태를 시정하는 데 힘을 쏟지 않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저런 핑계를 내세워 주문일로부터 3일이내로 약속한 배송기간을 고무줄처럼 늘이려 할 게 뻔하다"는 게 인터넷서점 이용자들의 시각이다. "배송이 1주일 이내에만 이뤄지면 회원이탈 등의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터넷서점 관계자의 말은 사태를 얼마나 안이하게 보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류시설을 늘리거나 재정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배송문제로 허덕이는 등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부족한 점도 인터넷서점 이용자들의 불만이다. 내달 27일부터는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서적 할인율이 최대 10%로 제한돼 오프라인 서점과의 가격차이가 크게 줄어든다. 서비스가 좋지 않고 인터넷서점의 최대 강점인 가격할인폭마저 좁혀진다면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업계 스스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길 뿐이다. 박영태 산업부 IT팀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