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하나로통신이 두루넷을 전격 인수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양사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규모는 양사 합쳐 4백50만명에 육박,KT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정도다. 반면 2조6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어떻게 감당해낼 것인지 우려 또한 있는 게 사실이다. 신윤식 하나로통신 회장(67)은 그러나 전혀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신 회장은 8일 기자와 만나 "새 정부가 하나로 두루넷 온세통신 등에 투입된 산업은행 자금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해 유선통신 후발사업자의 구조조정에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익성이 강한 통신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통신업체도 공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따라서 통신업계 경쟁구도를 단순히 시장에 맡긴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정부 기능을 민간에 많이 이양해야 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은 과감히 실행해야 합니다.현재 온세통신까지 합하면 유선통신 후발사업자에 대한 산업은행 대출은 6천억원이 넘습니다.정부가 출자전환 등의 정책적 지원을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하나로 두루넷 드림라인 등이 올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는 1조원 가까이 된다. 또 하나로는 KT와의 경쟁을 위해 올해 5천억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 회장은 그러나 현재 추진중인 외자유치(13억5천만달러 규모)가 성공하면 자금 운용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어떤 기업이든 항상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리로 공격적인 인수·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또 "작년에는 1천억원 이상 적자였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순이익이 나고 있어 올해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무리한 몸집 부풀리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외자 유치와 관련,"당초 13억5천만달러라는 상당한 규모로 추진하기로 했으나 과연 이만큼의 자금이 필요한지 다시 고민에 빠졌다"며 "규모를 이보다는 줄여 볼까 생각중"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은 온세통신 인수문제는 좀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로가 지난해 시외·국제전화 사업권을 얻은 것은 통신사업을 진취적으로 해 보자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온세통신을 인수할지,인터넷전화(VoIP)쪽으로 사업을 활성화할지를 놓고 생각중"이라고 덧붙였다. 두루넷 인수로 자연히 인수하게 되는 코리아닷컴의 경우 "빚과 적자 규모가 너무 크다"며 "당장 하나포스닷컴과의 합병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신 회장은 무선 초고속인터넷 활성화의 관건인 2.3㎓대역 주파수 이용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선사업자가 이미 깔아놓은 광케이블에 라우터 등만 연결하면 무선 초고속인터넷 사업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2.3㎓대역도 유선사업자가 중심이 돼 사업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