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남권 유통산업에 대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쇼핑몰을 망라한 각종 유통업체들이 주인공들이다. 전쟁의 양상은 고급화와 대형화로 전개되고 있다. 할인점들이 올해도 대규모 점포를 잇따라 개점하거나 24시간 영업강화 등으로 상권확장에 나서고 백화점들은 이에 맞서 고급화와 복합쇼핑공간으로의 변신을 통한 방어에 나서고 있다. 부산 =이미 진출한 대형 할인점은 6개 업체 23개 점포로 작년에 총 1조8천3백21억8천5백만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처음 백화점의 1조6천5백10억1천7백만원을 제쳤다. 올해도 홈플러스가 오는 4월에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지하에 매장면적 3천평 규모의 사직점을 개점하고 이마트는 6월과 8월에 문현점(매장면적 3천8백평)과 금정점(4천5백평)을 각각 개점할 예정이다. 메가마트 남천점은 1월1일부터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에 들어가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기존 할인점들도 다양한 서비스 상품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고급화'와 '복합쇼핑공간'으로의 변화를 차별화 전략으로 들고 나왔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2층의 명품가 매장 면적을 현재 1천2백여평에서 2천여평으로 대폭 늘리고 오는 2004년까지 루이비통과 구치, 페라가모 등 11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추가 유치해 명품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부산지역 세번째 점포인 센텀시티점을 착공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부산점도 오는 9월까지 단계적으로 매장개편 작업에 들어가 명품관을 확대하고 고가 해외명품 TV 등 매장을 늘리기로 했다.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 유통업체인 아람마트와 서원유통은 이같은 공세의 틈바구니에서 대형 할인점과 소형 슈퍼마켓의 중간형태인 슈퍼 슈퍼마켓(SSM)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구 =백화점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은 다음달 개점하는 롯데백화점 대구역사점으로 인해 수십년간 누려온 과점체제 대신 치열한 경쟁환경에 노출됐다. 또 내년에는 롯데백화점 상인점 개점이 예정돼 있어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은 점포가 없어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구 서부지역 고객의 상당수를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말 대대적인 매장 개편과 함께 신세계백화점과의 10년간 경영제휴협정 등을 마무리했다. 동아백화점은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내실 위주의 고수익 경영, 관계경영 강화 및 가치경영 추진 등에 주안점을 둔 올해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어차피 닥칠 생존경쟁이었다"며 "그동안 준비한 서비스 시스템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전의를 내보였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