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제가 기존 치매치료제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윤병구.김도관.나덕렬 교수팀은 초.중기의 여성 알츠하이머병 환자 55명을 치매전문치료제 투약그룹(26명)과 여성호르몬제 투약그룹(29명)으로 나눠 6개월 간 치료경과를 비교한 결과, 여성호르몬제를 투약한 그룹의 치료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8일 밝혔다. 치매전문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처음 FDA공인을 받은 `타크린(Tacrine)'이 사용됐으며, 여성호르몬제는 난포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이 함께 투약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생식.불임의학계 권위지 `Fertility and Sterility' 2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윤 교수팀은 투약 6개월 뒤 시장보기, 교통수단이용, 집안일 등 `일상생활 기능'의 악화 정도를 수치화 한 결과, 치매전문약 치료그룹은 투약전 2.8점에서 2.4점으로 치매의 악화정도가 심해졌으나, 호르몬제를 투약한 그룹은 2.4점에서 2.3점으로떨어지는데 그쳤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시간개념, 장소기억력, 계산력 등을 평가하는 `인지기능'에서는 타크린 치료그룹과 여성호르몬 치료그룹 모두 치매 진행이 크게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여성 호르몬제는 그동안 여성 갱년기장애 치료제로 널리 사용돼 왔으나, 지난해7월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난포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의 복합요법을 장기간 사용할경우 유방암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최근 사용이 주춤한상태다. 윤병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여성호르몬 요법이 치매치료에 효과를 줄 수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 여성을 대상으로 난포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의 치료효과를 입증함으로써 국내 치매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