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텔레콤 사장(55)의 얼굴이 예전보다 한결 밝아졌다. 주변엔 여전히 LG텔레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남 사장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다. 통화품질 제고,유통망 복구 등으로 '올해에는 해볼 만하다'는 표정이다. 남 사장은 6일 기자와 만나 "경쟁업체들은 데이터시장 확대를 올해 주요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LG 입장에서는 아직 가입자 기반이 중요하다"며 "지난해 천명했던 6백만명 가입자 목표를 올해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입자 6백만명은 3세대통신에 대한 투자와 요금인하(연간 5%) 등을 고려하더라도 한 해 2천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정도만 되면 3강(强)은 아니더라도 3위 사업자로서 생존기반은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LG텔레콤이 올해 5백30만∼5백40만 가입자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1조7천억∼1조8천억원 추정)보다 많게는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 사장은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시장에서 지난해 가입자를 4백80여만명으로 늘린 것은 괜찮은 실적"이라고 밝혔다. "2000년 비동기 IMT-2000 사업허가를 받지 못하자 현장 유통망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은행에서도 돈을 안 빌려 주겠다고 할 정도로 위기에 몰렸던 게 사실이죠.그러나 동기식 사업권 획득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고 통화품질과 고객의 브랜드 선호도도 많이 향상됐습니다." 남 사장은 특히 고객체험 행사 결과와 리서치회사 자료를 보면 건물 내나 지하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통화품질의 격차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임원들과 매주 산행을 하면서 고객들의 반응을 체크해 보는데 019 고객은 확실히 품질 향상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오는 2월 말까지 지방 유명산으로도 통화품질 비교 산행을 계속할 계획입니다.이런 노력이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도 앞으로 유효경쟁 정책을 실효성있게 펼쳐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남 사장은 유효경쟁 정책과 관련,"식별번호 공동 이용과 단말기 보조금 차등적용,번호이동성 시차도입 등은 꼭 시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번호공동 이용은 이통 3사가 자신의 식별번호(011,019 등)를 독점 이용하지 않고 함께 이용하자는 것이다. 번호이동성은 예를 들어 011 가입자가 LG텔레콤으로 가입회사를 바꿔도 011 번호를 계속 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LG텔레콤은 투자와 관련해서는 올해 4천억∼4천5백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의 4천억원보다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주로 네트워크 용량 확대와 커버리지 확대,각종 부가서비스 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남 사장은 "차세대 서비스인 cdma2000 1x EV-DV는 표준화가 진행되는 대로 바로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늦어도 내년 중반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