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sh@hitel.net 올해도 여전히 비인기 과목을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올해 전공의 모집현황에 따르면 외과를 지원한 수련의가 정원에 못 미치는 80% 수준으로 임상진료과목으로서는 50%인 흉부외과 다음인 꼴찌에서 두번째로 인기가 없다고 한다. 소위 3D 업종으로 치부되는 외과·흉부외과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대표적 전문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적음은 그 수련과정이 중노동 수준으로 심적 스트레스가 막중할 뿐 아니라 마친 후 예상되는 수입이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적기 때문에 생긴 현상으로 작금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 금할 길 없다. 20여년 전 필자가 지원할 때는 비교적 고른 지원율로 다소간의 경쟁을 거쳐 선발되었으며 나름대로 생명을 다룬다는 자긍심을 가졌었는데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처음 외과에 입문했을 때 '갓 파더(God Father-우리는 가장 원로 교수님을 이렇게 속칭했다)'께서 외과의사의 3대 덕목을 일러주셨다. 즉 사자와 같은 담대한 심장과 독수리 같은 정확한 눈,여자의 손길같이 부드러운 손을 가져야 훌륭한 외과의사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 들을 때는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았으나 막상 과정을 겪고 보니 자칫 심장과 손이 서로 바뀌어 고초를 자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어려움을 실감하곤 하였다. 실제 정교한 혈관수술이라든지 장시간 긴장상태에서 이뤄지는 수술은 수술자의 손에 성공과 실패가 좌우되므로 기계적인 정밀 제어성이 요구된다 하겠다. 이에 최근 수술용 로봇을 개발,실제 임상에 적용하기에 이르렀으니 외과의사의 역할이 좀 쉬워진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대표적인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개발해 상용중인 대퇴골 교체수술용 로봇인 로보독이 큰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복강경 수술로봇인 다빈치는 2001년 7월11일 미국 FDA로부터 최초로 승인을 받고 관상동맥 치환수술 등으로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외과의사에 대한 3D업종의 인식이 바뀌어지지나 않을까 기대도 해보지만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것은 외과의사의 3대 덕목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