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들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1백점으로 했을 때 우리 기업의 전체 경쟁력 수준을 '평균 70점'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중위권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보다는 다소 앞서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선 아직도 경쟁력이 크게 뒤지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설문조사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 수준에 대해 최고경영자들은 70∼80점이라는 견해를 가진 경우가 4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70점(27.5%) 50∼60점(17.6%) 80∼90점(9.8%) 등의 순서를 나타냈다.

50점 미만이라는 응답은 전혀 없었고 90점 이상이라는 견해도 2.0%에 머물렀다.

세계적인 전문조사기관의 평가도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4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02년 세계 경쟁력 연감'에서 한국은 한해 전보다 한 단계 상승하긴 했지만 조사대상 49개국 가운데 27위에 머물렀다.

한 때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며 우리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싱가포르(5위)와 홍콩(9위)에 뒤진 것은 물론 대만(24위) 이스라엘(25위) 말레이시아(26위) 등에도 미치지 못했다.

스위스 로잔에 본부를 두고 있는 IMD는 지난 89년부터 매년 국가별 순위를 매긴 경쟁력 연감을 발표해 왔다.

이 조사에서 경쟁력 순위는 정부 효율성, 경제활동 성취도, 기업경영 효율성, 사회인프라 등 국가경쟁력을 구성하는 4개 부문의 종합평점으로 결정된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부문별로 보면 정부 효율성은 전년의 31위에서 25위로 올랐고 기업경영 효율성은 31위에서 27위로, 사회인프라는 34위에서 28위로 각각 개선됐다.

그러나 경제활동 성취도는 19위에서 24위로 크게 떨어졌다.

세부항목별로 살펴보면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오른 경우도 있으나 특히 기업활동 여건과 관련된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뒤지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 적대적인 노동관계(47위)나 금융거래에 대한 취약한 비밀보장(45위), 외국사상에 대한 폐쇄적 문화(44위) 등에서 조사 대상 국가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이들이 경쟁력 향상의 최대 걸림돌인 것으로 지목됐다.

이들 항목은 특히 주한 외국기업들이 외국인 투자유치 등을 위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해온 것들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한국의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선진적인 노사관계 등이 하루 빨리 정립돼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정부의 가격규제(44위)나 초등학교의 학생.교사 비율(43위), 인종 및 성차별로 인한 사회적 장애(45위) 등도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중등학교 진학률이 1위를 차지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앙정부의 국내부채 비율과 국내 특허출원 건수가 각각 3위에 올랐다.

한편 IMD의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종합순위 1위는 미국이 차지했고 2위는 핀란드, 3위는 룩셈부르크였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와 홍콩이 10위권에 랭크됐으며 일본은 30위, 중국은 31위를 각각 나타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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