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증권 홍성일 사장은 내실경영에 주력해 왔다. 대형 투신사였던 옛 한국투자신탁의 위상을 종합증권사로서 이어가는 동시에 과거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지난 2000년 5월 홍 사장 취임 당시 한국투신은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었다. 3조원의 공적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만큼 부실화돼 있었고 대우사태 이후 고객은 등을 돌리고 있었다. '한투의 경영정상화'는 그에게 주어진 소명이었다. 2년6개월이 지난 지금 홍 사장의 노력은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올10월말 현재 한투증권의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2.7%로 업계 11위 수준으로 올라왔다. 취임 당시 19조8천억원 수준이던 수익증권 판매고는 21조원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공적자금이 투입되기 전에 3조7천5백48억원에 달했던 자기자본 잠식액은 2002년3월말 3천1백59억원으로 격감했다. 공적자금 3조원을 제외하고도 4천3백89억원의 자기자본이 생긴 것이다. 이같은 내실경영체제가 가시적인 결과를 가져옴에 따라 홍 사장은 홈트레이딩시스템인 'TAMS Plus'를 개발, 온라인 고객 기반을 보강하는 동시에 맞춤서비스를 통해 로열티 놓은 고객층 확보에 적극 나서는 등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형투신사의 종합증권사 전환전략은 이 회사의 수익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취임후 전체 수익의 70%가 넘었던 투신보수부문은 올 3월말 현재 33%로 낮아졌다. 그 대신 증권수수료 유가증권운용 이자수익 등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홍 사장은 기업공개 주간사 등 기업금융부문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한투증권은 총 12건의 기업공개(IPO) 예비심사 심의를 청구해 11개사가 승인을 받았다. 유가증권 인수 프로젝트파이낸스 등 기업금융(IB) 부문의 수익을 늘리는 등 수익원 다각화전략의 하나다. 한투증권은 아시아지역에선 처음으로 선박투자회사(펀드)를 설립하는 업무도 주도했다. 홍 사장은 여러 분야에서 증권업계 혁신의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휴대폰을 활용한 무선 증권매매서비스를 실시해 업계의 디지털화를 기여했다. 2001년 9월엔 업계 최초로 금융상품개발 전담조직인 '금융상품연구소'를 설치했다. 지금까지 증권업협회가 배타적 우선판매권을 인정한 증권형상품 총 7건중 3건이 한투증권 상품이다. 또 투신협회의 투신형상품 7건중 2건은 이 연구소가 개발한 것이다. 한투증권은 투자자가 돈을 맡길 때 수수료를 미리 떼는 이른바 수수료 선취형 상품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그랜드슬램펀드'로 이름붙여진 이 상품은 투자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투증권이 도입한 맞춤형자산관리서비스인 '부자아빠클럽'도 홍 사장의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의 하나다. 이 서비스는 고객 성향을 5가지 유형으로 분석해 맞춤투자자문을 해 주는 것. 증권업계에선 서구형 랩어카운트를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 투자문화를 한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등 대형증권사들도 이에 뒤질세라 맞춤형자산관리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홍 사장은 최근 '고객성공경영 정도윤리경영 핵심가치경영'을 3대 축으로 한투증권을 선도적 종합자산관리회사로 부상한다는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수수료 체계를 선진화해 고객 만족을 우선시하는 정도영업을 펼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홍 사장은 "한투증권이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확보한 것은 전 임직원의 노력과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은 것"이라며 "고객성공 경영전략을 통해 남아있는 부실을 완전히 해소하고 증권업계 선두주자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 < 약력 > 1949년 서울생 양정고,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 연세대 경영대학원 1974년 삼성그룹 입사 1988년 삼성 회장 비서실 감사팀장 1991년 삼성중공업 경영기획실 이사 1992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 상무 삼성증권 전무 삼성증권 부사장 2000년 신공항고속도로 대표이사 사장 한국투자신탁증권 대표이사 사장 한국 CEO포럼 운영위원 취미=골프(핸디캡 12), 바둑(3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