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 현상 등으로 땅에 떨어진 과학기술인의 자존심을 높이는데 기여하라는 뜻으로 알고 벤처기업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과학기술부와 한국경제신문이 제정한 '올해의 테크노 CEO상' 중소·벤처기업 부문 수상자로 뽑힌 장흥순 터보테크사장(43)은 수상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장 사장은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 치대 한의대 등으로 몰리고 이공계 진학을 꺼리고 있지만 지식기반경제에서 과학기술자의 위상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내다보고 이공계에 도전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테크노 CEO로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 후배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88년 다섯명의 동료와 함께 자동수치제어(CNC)장치 국산화를 목표로 터보테크를 창업했다. 일본의 파낙 도시바 야스카 및 독일의 지멘스같은 외국업체의 독식을 막아보겠다고 나선 것. CNC 장치는 정밀기계부품을 생산·가공하는 공작기계를 컴퓨터로 제어하는 장비이다. 터보테크는 공작기계 4대까지 제어할 수 있는 'HX 시리즈'를 99년에 선보이면서 이 분야 '강자'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장 사장은 올해를 '제2창업 원년'으로 설정하고 이동통신 단말기 생산을 새로운 사업부문으로 키우기 위해 온힘을쏟았다. 기존 CNC 기술에 통신기술을 결합한 단말기 생산 등으로 올 전체 매출의 70%를 단말기 부문에서 올렸다. 장 사장은 "테크노 CEO는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과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한다"며 "복합기술시대에선 기술융합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할 때 다짐했던 것처럼 연구개발(R&D)인력이 계속해서 마음놓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고부가가치로 연결시키는 테크노 CEO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