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제품은 TV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파브(PAVV)', 세탁기 부문에서 LG전자의 '트롬'으로 나타났다. [ TV / '삼성전자 파브' ] 삼성전자 파브(PAVV) =삼성전자가 지난 98년 고급 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층을 겨냥해 개발한 프리미엄 디지털TV 브랜드다. 올해는 홈시어터의 대중화와 함께 대형 TV의 보급이 급속도로 늘면서 매출이 급신장했다. 세계 최대 63인치형 PDP TV를 내놓는 기술력을 과시하며 대화면을 통한 실감영상에 현장음감까지 더해져 제품 인지도를 넓혔다. 올해 파브의 히트상품중 하나는 DLP 방식의 프로젝션TV. 첨단 광학.영상회로시스템을 접목, 2백76만화소의 고화질을 구현한 HD급 3세대 프로젝션TV다. DLP는 92만1천6백개의 미세한 거울이 신호에 따라 반사각도를 조절하며 이미지를 구현하는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기술이 핵심.1천대1의 명암비를 구현해 밝고 섬세한 영상재생이 가능할 뿐 아니라 미세거울의 반응속도가 대단히 빨라 동화상 재현시에도 끊김없이 화면을 재생할 수 있다. 지난 7월 시장에 선보인 이후 매달 2천~3천대가 팔리며 국내시장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인치 브라운관TV보다 얇고 동급 프로젝션TV보다 무게도 절반에 불과해 이동이 간편할 뿐 아니라 안방, 거실 등 어디에서나 설치가 가능하다. 신제품 출시뿐만 아니라 창조적 마케팅 활동에서도 파브는 외산브랜드를 압도했다. 제품 구매고객 및 VIP 고객을 대상으로 매년 1회 파브 음악회를 여는 등의 문화마케팅과 함께 현대차 그랜저, 르노삼성차 SM5와 연계한 판촉 활동을 전개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파브 구입 혜택을 주는 마케팅도 펼쳤다. [ 세탁기 / 'LG전자 트롬' ] LG전자 트롬 =트롬(TROMM)은 기존 일반세탁기 시장이 포화상태에 들어서고 프리미엄급 드럼세탁기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신제품 브랜드다. 이 제품은 그동안 빨래방에서나 볼 수 있었던 드럼세탁기를 가정에 널리 보급하며 드럼세탁기의 대중화를 주도했다. 8월에는 10kg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6.5~10kg까지 다양한 용량별 모델을 갖춰 드럼세탁기의 대용량화를 선도하면서 국내 드럼세탁기 점유율 70%를 기록했다. 인버터모터(BLDC)를 직접 드럼에 부착시켜 작동시키는 직접구동방식 모터시스템을 채택, 소음과 진동을 감소시키고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직접구동방식은 LG가 세계 처음으로 적용한 기술로 현재 세계적으로 3개 회사만이 채택하고 있는 첨단기능이다. 또 세탁물의 엉킴이나 손상이 없으며 시중에 선보인 드럼세탁기의 단점인 고소음 고진동 소용량의 한계를 극복해 조용한 세탁이 가능하고 담요 및 커튼까지 세탁할 수 있다. 지난해 4만여대에 불과하던 드럼세탁기시장은 트롬 출시이후 급격히 성장, 올해 18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트롬이 일반 세탁기에 비해 3~4배나 높은 가격인데도 대중적 인기를 얻은 또다른 요인은 '건조겸용' 제품 비중을 높혔다는 것. 소비자들이 단순히 세탁 뿐 아니라 탈수와 건조 기능까지 세탁기가 한 번에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점에 착안, 대성공을 거뒀다. 이같은 결과 트롬은 출시이후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선정한 21세기 50대 상품중 주방 욕실부문 1위에 선정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