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개설한 '사이버 외환시장'이 수출입 기업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사이버 외환시장(www.hanabank.com)은 개설 초기 하루 10만달러 정도가 거래됐으나 최근엔 60만달러 이상의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이용 고객 수도 하루 20∼30명 수준에서 이제는 2백명 선을 훌쩍 넘어섰다. 사이버 외환시장에 기업들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가 파격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은행창구에서 환전할 때는 수수료로 0.99%를 떼이지만 여기서는 10분의 1도 채 안돠는 0.075%만 내면 된다. 예를들어 1천달러를 달러당 1천2백원에 매매할 경우 은행창구에서는 1만1천8백80원을 내야 하지만 사이버외환시장을 이용하면 9백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 시장은 또 은행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환율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기존 외환거래 통념에서 벗어나 소비자 스스로가 환율을 직접 결정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인터넷 상에서 매수·매도 주문현황을 보고 자신이 원하는 가격대에 주문을 내는 방식이어서 환율에 대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합성수지 수출업체인 대지피엘의 김을수 경리과장은 "수수료가 싸고 환전절차도 편리해 회사 돈을 환전할 때는 사이버외환시장을 주로 이용한다"면서 "환전이 필요할 때는 다른 은행 계좌에 있는 돈도 가급적 하나은행 계좌로 이체한 뒤 환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외환시장을 이용하려면 하나은행 영업점(옛 서울은행 영업점 포함)을 찾아가 인터넷뱅킹에 가입하고 인터넷환전거래용 전용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이며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휴장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