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은 국내 업계에서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매출대비 영업이익이 30%를 넘는다. 부채비율은 20%선에 불과하다. 매출중 전문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97%에 이른다. 주요 제품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매출은 5백억원대로 크지 않지만 실력만큼은 국내 어느 제약사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경동제약은 지난 76년 설립이래 국내 제약분야의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는 70개 전문 의약품과 20개 일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 1위인 디로핀 지속정(고혈압치료제)에서 부터 매출 6위인 로사졸정(말초혈류장애 치료제)에 이르는 주요 제품을 자체기술로 개발했다. 판매중인 것 가운데 수입품은 이스라엘산 바이오론 프라임주(안과수술보조제) 하나뿐이다. 상당수의 제품을 수입, 판매하거나 라이센싱으로 생산하고 있는 다른 제약사와는 판이하다. 건강보조식품도 판매하지 않는다. 지난 88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내 대학과 손잡고 공동연구에 온힘을 쏟이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지난 11월 조사결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쳐 오리지널 약과 효과는 물론 품질이 같아 신약복제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이 국내 최다인 23개로 집계됐다. 경동제약은 최근 대학 및 연구기관과 6개 시제품에 대한 생동성 시험 계약을 맺었다. 특허는 반드시 상품화한다 =경동제약은 그동안 31건의 특허를 냈으며 9건의 특허를 따냈다. 이중 8건의 특허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88년 국내 최초로 항바이러스제 동결건조 주사제를 개발하는 등 지금까지 6개의 신제형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히 연구만을 위한 '연구실용 특허'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지않는다. 경동제약은 제네릭 의약품 개발에 못지않게 의약품 원료 합성개발에도 주력했다. 국내 최초로 위염 위궤양치료에 사용되는 원료 의약품인 레바미피드 등 6개 원료의약품을 합성했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본에 실로스타졸(순환기계용약)과 니자티딘(소화성궤양치료제)을 수출하고 있다. 올 예상 수출 실적은 1백80만 달러이며 내년엔 3백만달러로 늘려 잡고 있다. 내실경영으로 승부 건다 =경동제약은 의약품 원료에서 부터 완제 의약품에 이르는 일괄 생산체제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기술도입에 따른 로열티지불 등으로 외부로 빠져나가는 돈도 적다. 올 예상 영업이익은 1백63억원으로 매출(5백4억원)의 32.3%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21%에 불과하다.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성 자산(9월말 기준)이 3백억원에 이른다. 다만보험약가 인하 여파로 당기순익은 올해 1백15억원으로 지난해(1백34억원)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경동제약은 지난 80년대초부터 격주 토요 휴무제를 실시, 근무여건을 개선하는데 힘써 왔다. 노사화합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지난 98년에는 노사협력 우량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3년부터 분당에 10가구, 오산에 3가구의 임대 아파트를 건립, 결혼한 사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순환기 및 내과 계통에서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온힘을 쏟겠습니다." 류덕희 대표이사 회장(65)은 "앞으로 오산 공장 옆 부지에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팔릴 수 있는 의약품생산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코스닥에 올라 있는 경동제약의 주식을 내년 상반기중 증권거래소로 옮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