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이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해마다 2배 가까이 커지고 있다. 안방에 앉아 편리하고 싸게 쇼핑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TV홈쇼핑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의 묘미를 주고 중소기업에는 판로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일단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과장된 상품정보를 마치 세뇌시키 듯 지속적으로 전달해 충동구매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인포머셜(Informmercial) 광고의 폐해는 심각하다. 케이블TV 광고시간을 사서 홈쇼핑처럼 상품을 파는 광고방송인 인포머셜은 상품을 팔기 위해 과장과 왜곡을 밥 먹 듯 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무책임한 일부 인포머셜 때문에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보면 마치 '골라 골라'를 외치는 좌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처음에는 뭘 살까 이리저리 채널을 돌려보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케이블TV가 싸구려 상혼에 악용되는 것 같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케이블방송과 인포머셜에 대한 감독이 소홀하다는 데 있다. 인포머셜은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사전심의를 받는다. 하지만 사후심의가 제대로 안돼 심의용과 별도로 과장해 만든 방송용 테이프를 트는 일이 다반사다. 일부 지역, 일부 채널에서는 하루종일 불법 홈쇼핑방송을 틀기도 한다. 불과 3명의 모니터 요원이 케이블TV 전 채널을 감시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감독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이러다 보니 '공공의 재산'인 전파가 불법 유사홈쇼핑 방송에 멍석을 깔아주는 꼴이 됐다. 불법 인포모셜의 또 다른 피해자는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5개의 정규 TV홈쇼핑사와 제대로 룰을 지키는 건전한 인포머셜업체들이다. 이들은 나름대로 규정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불법 유사홈쇼핑이 워낙 많은데다 형태상 큰 차이가 없어 도매금으로 매도 당할 때가 많다. 업계 한 전문가는 "유사홈쇼핑이 방송과 유통의 중간에 있다 보니 관리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케이블채널은 불량정보로 가득 찰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광엽 산업부 생활경제팀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