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전자·정보기술 계열사 출신들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휩쓸고 있다. '삼성=인재사관학교'라는 얘기가 나온지는 오래지만 특히 최근 수년새 소니,GE,올림푸스,후지쯔 등 내로라하는 외국 전자업체들의 한국법인 CEO를 삼성 출신들이 잇따라 차지하고 있는 것. 외국 전자업체 국내법인의 CEO나 고위급 임원중 삼성 계열사 출신은 줄잡아 10여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가전부문 사장에서 지난해 소니코리아로 자리를 옮긴 이명우 사장,올림푸스한국의 방일석 사장,한국후지쯔의 안경수 사장이 삼성전자 출신이고 GE코리아 이채욱 사장은 삼성물산과 삼성GE의료기기 출신이다. 방 사장은 지난 2000년 삼성전자 일본주재원으로 있던 중 일본 올림푸스 본사의 스카우트 제의에 응했고,안 사장은 88∼93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이사,경영관리팀장,삼성전자 PC사업본부장을 거쳐 96년 한국후지쯔로 자리를 옮겼다. GE코리아 이 사장은 GE와 삼성이 합자한 삼성GE의료기기 대표로 일하다가 98년 강석진 GE코리아 회장의 권유에 따라 이적,GE메디컬시스템스 아시아지역 부사장을 거쳐 지난 5월 CEO로 승진했다. 또 전자업체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홍보대행사인 버슨 마스텔러의 한국 현지법인인 메리트/버슨·마스텔러 정윤영 사장은 삼성코닝 출신이다. 이밖에 얼마전까지 한국MS 사장으로 있던 김재민 더존디지털 사장과 한국오라클부사장을 지낸 윤한상 MiB테크놀로지 부회장은 삼성SDS가 배출한 인물이며,김인태 전 한국GE조명 부사장은 삼성SDI 출신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출신들이 외국계 기업의 CEO로 진출하는 것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