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조성래 교수(37·고체물리학실험전공)와 홍순철 교수(45·고체물리학전산전공)가 자성을 가진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성 반도체를 적용할 경우 소프트웨어가 정보저장 역할까지 하게 돼 컴퓨터의 개념 자체를 바꿀 수 있게 된다. 기존의 컴퓨터는 하드웨어의 자석판에 정보를 저장하고 반도체가 자료를 응용하고 옮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교수는 자성을 띤 반도체 'MnGeP2,MnGeAs2' 등 2가지를 개발,특허를 냈으며 내년 3월 미국물리학회에서 강연을 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조 교수는 "기존 반도체는 자성이 없지만 이번에 개발된 신물질은 반도체 역할도 하고 섭씨 57도 이하까지 자성을 띤다"며 "이를 컴퓨터에 적용하면 전력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하드디스크도 거의 필요없는 소형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보 저장능력과 처리속도도 현재보다 훨씬 뛰어나고 메모리의 휘발성(정보가 날아가는 것)도 없어지게 된다"며 "이는 컴퓨터를 켜고 끄는데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고 순간 정전때 저장했던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영하 30도에서도 컴퓨터 등을 켜고 끄는데 시간이 들지않으며 오래 가동할 경우 많은 열이 발생하는 반도체의 단점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현재 공학은 반도체가 중심인 일렉트로닉스(전자공학)에서 자성의 양과 음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스핀트로닉스'로 바뀌고 있다"며 "이 스핀트로닉스의 중심에 '자성 반도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물질을 활용할 경우 하드웨어가 필요없게 돼 초소형 컴퓨터를 만들 수 있으며 비행기의 블랙박스도 손바닥 크기로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