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12일 대한생명 인수대금을 내고 주주총회에서 대생의 경영진을 선임함으로써 대생 인수를 공식 마무리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직접 경영에 나설만큼 대생을 그룹의 주력기업으로 여기고 있어 앞으로 대생의 경영정상화에 그룹의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대생을 그룹의 중심에 세우고 한화증권, 한화투신운용 등 기존의 금융계열사들을 외곽에 포진시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종합금융서비스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종합금융서비스그룹 도약 = 증권, 투신운용, 기술금융 등 기존 계열사에 대한생명과 함께 넘겨받는 신동아화재까지 합쳐 증권.보험.파이낸싱을 아우르고 은행과도 배타적 제휴를 추진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대생이 기존 영업 외에 앞으로 신용카드와 소매금융 부문 진출을 검토하는 등 금융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한화는 원스톱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실질적인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계열사를 거느려온 한화의 사업구조도 자연스럽게 금융.서비스 부문으로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회장 직접경영 = 공적자금 3조5천500억원이 투입된 대생의 경영을 하루 빨리 정상화시키려면 오너가 직접 나서 책임경영을 해야한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김 회장은 대생이 그룹의 간판기업이고 그룹의 미래를 끌어갈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감안, 대생 경영정상화 노력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영업과 자산운용 등 통상적인 경영활동은 은행과 생명보험 업계에서잔뼈가 굵은 금융전문가인 고영선 사장에게 맡기고 자신은 정책의 큰 틀과 방향을결정하는 일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고 사장 외에 앞으로 중요성이 커질 해외부문을 담당할 해외파 사장을영입하려 했으나 중국 영업이 아직 개시되지 않았고 마땅한 인물이 없어 이번 주총에서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과거 국내금융기관에서 외국계 최고경영자(CEO) 영입이 실패한 사례가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해외파 사장을 두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인수대금 납부 및 자금사정 = 한화컨소시엄은 인수대금 8천236억5천만원 가운데 1차로 절반인 4천118억원을 12일 오전 예보에 지급했다. 나머지 절반은 2년 후인2004년 12월12일까지 내야한다. 1차 납입금액은 한화가 2천463억원, 일본 오릭스가 1천373억원, 맥쿼리가 282억원을 분담했다. 한화의 1, 2차 인수대금 4천926억원은 한화석유화학이 1천500억원, 종합화학이1천200억원, 유통이 926억원, 증권이 800억원, 국토개발이 500억원 등 5개 계열사가나눠낸다. 한화는 97년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 전체로 이미 7천억원을 가용자금으로 확보했고 앞으로도 부동산 매각과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7천억원의 추가자금을 마련하면 자금 운용상의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장국기자 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