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란다우 도이체방크 리서치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일 "이라크 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므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방한 중인 란다우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제 정세 등으로 경기가 위축될 경우 신속한 대응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내년 6.5%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미국도 이제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1.4분기 중에는 전쟁이 일어나되,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감안하면 전쟁은 2주일 안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 -국제 유가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현재 배럴당 27달러선인 국제 유가가 40달러까지 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쟁이 단기간에 종료될 것이 확실해 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다." -미국 경제의 향방이 주요 관심사인데. "미국은 내년에 2.5%선의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본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전분야에 걸쳐 있지 않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주택부문만이 활황세를 띠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관건이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경제는 올해 6% 안팎의 성장을 하리라 본다. 이를 가정할 때 부동산 가격이 다소 높아졌다고 문제라고는 보지 않는다. 선진국 경험에서 보더라도 금리 인상을 통해 집 값을 잡기란 어렵다." -유럽 경제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5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0.5%포인트 인하했지만 때 늦은 조치였다. 유로존 전체적으로 인플레를 우려해 금리 인하를 미뤄 왔지만, 그 결과 유럽 경제의 핵심인 독일이 디플레를 겪게 됐다. 유로존 12개국이 정책을 조율하다보니 통화정책이 항상 뒷북을 치는 모습이다. 유럽 경제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중국발(發) 디플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은 디플레를 수출하는게 아니다.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을 할 뿐이다. 다만 최근 몇년간 연평균 5백억∼7백억달러가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안화는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일본 경제는 언제쯤 회복할 것으로 보는가.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2∼3년 뒤쯤에나 수출 경기가 살아나 일본 경제도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일본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은 없다. 실질 이자율이 제로(0)에 가까운 상황에서 일본 정부로서는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여지가 없다. 한마디로 사면초가 상황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 < 약력 > 52세 하버드대 경제학과 졸업 프린스턴대 경제학 박사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 국제통화기금(IMF) 국제 자금시장 모니터링 국장 현 도이체방크 리서치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