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의 오염된 공기 때문에 발생한 유전자 손상이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 연구팀이 9일 밝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시 소재 맥매스터 대학의 제임스 퀸 교수팀은 이날 국립과학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제철소의 연기가 가득찬 공기를 마신 쥐가 그렇지 않은 쥐보다 새끼 수가 적었고 유전자 변형현상도 더 많이 겪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이 제철소에서 바람의 방향을 따라 0.5마일(약 800m) 떨어진 곳과 20마일(32㎞) 떨어진 곳 등 두 군데서 실험용 쥐를 키운 결과, 오염된 공기를 마신 쥐의 집단에서 1.5배내지 2배 가량 많은 DNA변형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유전자 손상이 건강에 해로운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런 연구결과는 제철소 근로자들이나 인근 거주자들이 건강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도시나 산업현장의 공기를 흡입함으로써 화학 오염에 노출되는 것과 관련된 유전적 결과를 조사해야할 시급한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앞서 온타리오 호수 인근 제철소 주변에 서식하는 갈매기들이 유전자 변형현상을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DNA는 정기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는 진화를 유발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비정기적인 추가 변형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유전자 변형은 암이나 여타 질병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또 실험용 쥐가 보인 모든 추가 변형현상이 아빠 쥐로부터 유전된 것이며 이는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대부분 남성인 제철소 근로자들이 추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제철소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유전자 변형 비율이 높은지 여부는 확실치 않으나 퀸 교수는 "제철소 근로자들의 암 발병률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철강을 생산하는 제철소에서는 막대한 양의 석탄연료를 사용하며 DN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혼합물을 다량으로 발산한다. 이 연구팀에 참가한 대학원생 연구원 크리스토퍼 소머스는 "우리는 그것이 PAH로 불리는 물질의 덩어리라는 가설을 갖고 있으며 이는 화석연료의 불완전한 연소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