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선체 탱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규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PC선(석유제품운반선)이 `다크호스'로 급부상, 내년도 국내 조선업계의 `PC선 특수' 효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과 STX조선 등 PC선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들의 약진을 비롯, 그동안 시황 침체에 시달려왔던 국내 조선업체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스페인에서 발생한 유조선 프레스티지(Prestige)호(號) 침몰사건과 관련, EU가 이달 중순 코펜하겐에서 단일선체 탱커에 대한 규제강화 방안을 논의키로 하는 등 조만간 단일선체 탱커의 유럽 영해 운항을 금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경우 가장 큰 `수혜자'는 1만∼8만DWT급의 중.소형 탱커인 PC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체가 예정돼 있는 노후 선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PC선인데다대규모 선박에 대한 대체발주는 이미 상당부분 마무리 돼 있기 때문에 PC선의 추가발주가 가장 큰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규제 당사자인 유럽이 가장 큰 PC선 시장이라는 점도 PC선의 전망을 밝게 해 주는 한 요소다. 실제로 현재 유럽 영내를 운행하는 1만∼2만DWT급의 PC선은 대부분 단일선체에다 노후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MR(2만7천500∼5만DWT)급과 LR1(5만5천∼8만DWT)급의 경우도 각각 70여척과 20여척의 신조선 대체 발주가 예고돼 있다. 이처럼 PC선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조선 운임 상승에 따른 선가 상승효과까지 점쳐지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PC선이 내년도 조선시장의 새로운 효자로급부상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의 경우 선박 건조원가가 한국보다 비싸고 중국의 경우 납기 및 선박 품질이 한국과 일본보다 떨어져 한국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종 특화에 따라 국내 조선업체 PC선 수주량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현대미포조선과 STX조선의 경우 이미 2∼3년치의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데 더해내년도 PC선 수주 증대와 선가 상승마저 점쳐지면서 적지 않게 기대를 하고 있다. 충분한 물량 공급에 따라 그동안 저가수주 등으로 얼룩진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이 진정되고 수주 실적도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대규모 유조선이나 고부가가치선인 LNG선등에 무게중심을 둬온 현대와 대우, 삼성 등 `빅3'가 PC선 부분에 적극 뛰어들면서PC선 시장을 둘러싼 국내 조선업체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