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커진 먹거리가 뜨고 있다. 용량은 대폭 커지고 가격은 소폭 오른 제품이 실속파 소비자들한테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리아의 햄버거 '빅립', 롯데햄우유의 소시지 '키스틱', 롯데제과의 '빅와플'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기업인수를 통해 덩치가 커진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제품이 많은 것도 이채롭다. 롯데리아의 빅립은 기존 햄버거보다 용량은 40% 커졌지만 값은 3천1백원으로 24%만 오른 신제품. 전국 8백30개 점포에서 날마다 평균 80개씩 주문이 몰리면서 불고기버거(점포당 73개)를 제치고 판매 1위 메뉴에 올라섰다. 롯데리아측은 "직장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롯데햄우유의 간식용 소시지 키스틱은 용량이 둘리 디지몬 등 기존 제품(13g)의 3배(40g, 5백원)나 된다. 이 제품은 지난 4월 출시 후 월평균 1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월평균 매출 10억원 안팎인 비엔나햄 스모크햄 캔햄 등 기존 주력제품들을 제치고 단일품목 매출 1위에 올랐다. 진주햄도 일찌감치 '천하장사'의 중량을 늘려 효과를 보고 있다. 43g짜리 '점보천하장사'는 지난해에는 햄 제품중 판매비중이 25%에 그쳤으나 올해는 50%를 넘어섰고 내년엔 6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10월 모나카 아이스크림 와플(1백20g, 5백원)을 키워 '빅와플'(1백50g, 7백원)이란 이름으로 내놓았다. 값을 40% 올렸지만 하루평균 1백60만개씩 팔려 아이스크림 매출신장을 주도하고 있다. 빙그레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기존의 '붕어싸만코'(1백20g, 5백원)를 25%가량 키워 '참붕어싸만코'(1백50g, 7백원)란 이름으로 내놓았다. 이 제품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제품 덩치 키우기 추세에 대해 긍정적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덩치 키우기는 가격인상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고전적 마케팅 방식"이라며 "일부 제품은 늘어난 원가보다 가격상승폭이 훨씬 더 높은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