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애드가 다국적 광고그룹인 WPP에 매각되면서 10대 광고회사 중 8개가 외국계로 넘어갔다. 광고시장 점유율에서도 외국계는 국내계와 대등한 위치를 점해 내년부터 더욱 거세게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업계는 그동안 LG애드가 독점하고 있던 LG그룹 광고 물량의 일부가 풀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약진 취급실적 상위 10위권 광고회사 중 국내계는 제일기획(1위)과 대홍기획(4위)만 남게 됐다. LG애드 TBWA코리아 휘닉스컴 금강기획 웰컴 WPPMC코리아 BBDO코리아 등 나머지는 모두 외국계가 대주주이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올해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광고취급액은 2조2천3백억원으로 LG애드의 예상 취급액인 7천3백50억원을 더하면 3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는 올해 전체 광고시장 예상 규모인 6조원의 절반에 해당된다. 지난 98년 7.6%에 불과했던 외국계 점유율은 올해 50%에 달하고 내년부터 이를 훨씬 웃돌 전망이다.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성장 속도는 국내계 광고회사들보다 빠르다. 광고단체연합회에 따르면 TBWA코리아(미국계)는 올해 3·4분기 작년동기 대비 68% 증가한 총 1천1백40억원의 광고를 수주했다. 같은 기간 중 휘닉스컴(일본계)은 67.7%,웰컴(프랑스계)은 59.3%,WPPMC코리아(영국계)는 51.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외국계의 약진에 대해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 광고기법을 도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광고도 문화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외국 문화가 거침없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LG애드 매각 과정과 전망 그동안 LG애드는 LG그룹의 광고를 전담하다시피 했다. 연간 광고물량 7천여억원 중 70% 이상을 LG그룹에서 받았다. WPP는 지난해 애경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애드벤처를 사들이면서 5년 이상의 광고 독점권을 얻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LG애드에 장기간의 광고물량 승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 계열사들의 반발로 협상은 1년 이상 난항을 겪었다. 결국 최종 합의에서도 구체적인 광고물량 승계 기간은 못박지 않았다. LG그룹 관계자는 "통합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전자 통신 등 주력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LG애드를 매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분 3.4%는 계속 보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WPP가 LG로 하여금 지분 3.4%를 남겨 두도록 한 것은 LG그룹 광고물량의 급격한 이탈을 막으려는 안전장치"라며 "광고물량 승계에 관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