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애드가 다국적 광고그룹인 WPP에 매각되면서 10대 광고회사 중 8개가 외국계로 넘어갔다. 광고시장 점유율에서도 외국계는 국내계와 대등한 위치를 점해 내년부터 더욱 거세게 한국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업계는 그동안 LG애드가 독점하고 있던 LG그룹 광고 물량의 일부가 풀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약진 취급실적 상위 10위권 광고회사 중 토종 기업은 제일기획과 대홍기획만 남게 됐다. LG애드를 비롯해 TBWA코리아 휘닉스커뮤니케이션 금강기획 웰콤 WPPMC코리아 BBDO동방 등 나머지는 모두 외국계 광고회사들이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올해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광고취급액은 2조2천3백억원으로 LG애드의 예상 취급액인 7천3백50억원을 더하면 3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는 올해 전체 광고시장 예상 규모인 6조원의 절반에 해당된다. 지난 98년 7.6%에 불과했던 외국계의 점유율이 올해 50%에 달하고 내년부터 이를 훨씬 웃돌 전망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활발한 진출은 선진 광고 기법을 도입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광고도 문화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외국문화가 거침없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LG애드 매각 과정과 전망 그동안 LG애드는 LG그룹의 광고를 전담하다시피 했다. 연간 광고물량 7천여억원 중 70% 이상을 LG그룹에서 받았다. WPP는 지난해 애경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애드벤처를 사들이면서 5년 이상의 광고 독점권을 얻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LG애드에 장기간의 광고물량 승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 계열사들의 반발로 협상은 1년 이상 난항을 겪었다. 결국 최종 합의에서도 구체적인 광고물량 승계 기간은 못박지 않았다. LG그룹 관계자는 "통합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전자 통신 등 주력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LG애드를 매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WPP측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LG애드의 지분 4%는 계속 LG그룹이 보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WPP가 LG에 지분 4%를 남겨둔 것은 LG그룹 광고물량의 급격한 이탈을 막으려는 안전장치"라며 "광고물량 승계에 관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고업계에서는 WPP가 LG그룹 일부 계열사들의 광고를 3∼5년쯤 보장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허씨 일가가 경영하고 있는 LG건설 LG유통 등의 광고를 보장 받는다 해도 중도이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LG애드 대주주들은 LG애드 매각대금으로 통합 지주회사인 ㈜LG의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