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8명의 뉴욕 청소년들을 대리해 햄버거 체인업체 맥도날드를 상대로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맥도날드를 비롯 버거킹 웬디스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에는 소송이 제기된 것 자체가 상당한 타격이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측 변호사는 "맥도날드는 자사가 팔고 있는 패스트푸드와 관련된 건강상의 위험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적절하고 유효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피고측은 이에 대해 "먹는 것은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법정 심리 대상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이들은 "모든 책임감 있는 사람들은 햄버거에 무엇이 들어있는지,그리고 햄버거가 허리 둘레에 어떤 결과를 미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측 변호사는 "재판이 시작되면 맥도날드의 패스트푸드를 먹고 건강상 문제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뉴욕의 모든 18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리한 집단 소송으로 이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은 담배회사들에 엄청난 배상금을 물게 한 소송들과 비슷한 성격의 집단소송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1일 국내에서도 발효된 '제조물책임(PL)법'에 따르면 위험성을 알리는 의무를 소홀히 한 업체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 플로리다 법원은 2년 전 필립모리스 등 5개 담배 제조회사에 흡연 피해를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1천4백50억달러(약 1백74조원)의 천문학적 배상금 판정을 내렸다. 이때 적용한 법이 바로 PL법이었다. 패스트푸드 사업환경도 최악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는가 하면 미국 상원에서는 '학교안 패스트푸드 판매 금지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민간 차원에서는 각국 시민단체들이 지난 86년부터 '슬로 푸드(slow food)'운동을 시작,각 나라의 전통 음식문화를 살리자고 주창한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점포수를 대폭 줄여 구조조정에 나섰고 버거킹은 아예 회사를 팔아치울 계획이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거센 도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