沈沈更鼓急, 침침경고급 漸漸人聲絶. 점점인성절 吹燈窓更明, 취등창갱명 月照一天雪. 월조일천설 -------------------------------------------------------------- 밤 깊어 때 알리는 북소리 급하고/점점 사람 목소리도 끊기게네/촛불 끄자 창 밖이 더욱 환한데/달이 온세상 하얗게 덮은 눈을 비추이네 -------------------------------------------------------------- 청 원매(袁枚)가 읊은 '십이월십오야(十一月十五夜)'이다. 해는 일년 삼백 육십오일 언제나 같은 모양으로 떠올라 같은 모양으로 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부지런히 일을 한다. 해는 또 눈이 부셔 정면으로 바라볼 수도 없다. 그런데 달은 일년 열두달 한달 삼십일을 매일 다른 모양으로 뜨고 지며,사람들은 그 달을 바라보고 저마다 깊은 생각에 잠기곤 한다. 겨울 달은 사람 마음 속 잡되고 요망한 상념 달래기에도 좋다. 李炳漢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