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 글로벌 스탠더드인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가 주목을 받고 있다. HACCP는 위생확보를 위해 원료에서부터 최종제품의 생산,저장 및 유통 등에 이르는 각 단계에 반드시 필요한 관리점을 설정해 관리함으로써 식품의 위생 안전성을 확보하는 예방적 차원의 관리체계다.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등에서는 위해 발생 가능성이 높고,사소한 실수로도 위생안전 확보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해 이 제도를 적용하도록 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HACCP는 지난 1960년대 우주식품 개발에 참여한 미국 필즈베리사가 처음 적용했고 80년대에 일반화됐다. 93년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식품위생관리지침으로 채택했다.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은 97년부터 이 제도를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수산식품에 강제 적용토록 결정했다. 국내에선 지난 95년 개정된 식품위생법에 HACCP의 근거를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96년 12월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을 확정,고시한 후 96년 식육제품,97년 어육연제품,99년 냉동식품 등으로 적용범위를 넓혀와 2000년부터는 식품 전반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강제 조항은 아니고 자율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올 11월 현재 HACCP 적용업소는 모닝웰 등 식품제조.가공업 분야 33개소,(주)신세계푸드시스템(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직원 식당) 등 단체급식분야 26개소,CJ주식회사 이천1공장 등 농림부 이관업소 29개소 등 모두 88개 사업장이다. 지금까지는 식품위생관리규정에 의한 방식 식품위생검사,제조 및 실험실 검사를 통한 방식 적정제조기준(GMP)에 의한 방식 등이 위생관리에 주로 사용됐다. 이 가운데 식품위생관리규정에 의한 방식은 최저수준의 관리방식이었다. GMP도 시설중심의 전통적인 관리방식이어서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HACCP는 최종제품이 아니라 공정을 관리하고 검사해 위험요인을 최대한 줄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조치단계에 있어서도 종래방법은 문제발생 후의 반작용적 관리였으나 HACCP제도는 문제 발생 전 선(先)조치다. HACCP를 도입하는 식품업체들은 자주적 위생관리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체계적인 위생관리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다. 또 예상되는 위해요소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위생적이고 안전성 높은 식품의 생산이 가능해진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처럼 HACCP마크가 제대로 자리잡게 되면 시장에서 다른 업체에 비해 경쟁우위를 누릴 수도 있다. 국가적으로 볼 때도 HACCP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미국이나 EU 등이 자국내로 수입되는 식품에 대해 HACCP 적용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이 제도의 도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