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중 산업활동 동향은 미세하나마 경기회복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12.7%,출하가 13% 증가세를 보인 것이나 공장가동률이 9월보다 1%포인트 높은 75.6%를 보인 점은 하반기들어 경기가 급랭할지도 모른다는 그동안의 우려를 상당부분 불식시켜주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도 전년동월비 7.5%, 전월비 0.7%의 증가세를 나타내 비교적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경기 호조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수출용 출하가 17.6%로 올들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인 것은 내수와 수출이 상호보완,또는 번갈아가며 국내경기를 유지시켜 주고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때마침 미국 경기도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외 동반 호전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추정치보다 크게 높은 4%를 기록한 것이나 10월 개인지출이 0.4% 증가세로 반전된 점,그리고 1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가 분석가들의 일반적인 예상치 48.6을 깨고 54.3을 기록한 점은 지난 2년여의 경기침체가 종료될 가능성을 높여놓고 있다. 여전히 부정적인 경기 지표들도 결코 적지는 않다. 무엇보다 일본경기가 10월에도 0.3%의 생산감소 등으로 침체상을 계속했고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경제도 그다지 좋은 수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호전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내년 상반기로 연결되는 추세적인 경기반전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직은 판단을 불허하는 것이 주변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도 우려스런 대목이 많다. 중화학과 경공업의 양극화가 심화돼 경기침체가 길어질 경우 중소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공업 분야에서 실업문제가 불거져 나올 수도 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개선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이들 양대 산업의 동향에 따라 국내경기 전체가 다시 부진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설비투자가 동면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점은 여간 걱정스런 대목이 아니다. 기업 설비투자가 9월 2.5% 증가에서 10월 1.4% 증가로 둔화된 것은 그 자체로 국내 기업들이 장래의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들어 가계대출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고 자산시장이 활기를 잃고 있는 것도 걱정스럽다.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며 그런 면에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