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농지를 적극 개발하겠다는 농림부 방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최근 한·칠레 자유무역협상(FTA)이 타결됐고 내년에는 국제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협상에서 농산물시장 추가개방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등 국내농업의 생존을 위협하는데 대응하기 위해 고심 끝에 추진하는 대책이어서 정책취지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한계농지의 상당부분이 국토이용계획상 준농림지에 해당돼 자칫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현실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부동산투기가 한바탕 휩쓸고 간 뒤 그 여진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터라 더욱 그렇다.

농림부 계획은 한계농지 정비사업 내용을 전시장 박물관 콘도 호텔 등도 포함하도록 대폭 확대하는 한편,참여자격도 과거처럼 농협 농업기반공사 등 공공기관으로 한정하지 않고 민간기업과 도시주민에게도 개방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농지대체조성비 부담도 50% 이상 감면해주는 등 도시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나름대로 파격적인 유인책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자칫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현행 농어촌정비법은 집단화된 면적이 2㏊ 미만이고 경사율이 14%를 넘는 등 영농조건이 불리해 생산성이 낮은 이른바 한계농지를 정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그 면적이 전체 농지의 10%가 넘는 21만㏊나 된다.

이렇게 넓은 면적이 난개발 될 경우 그 부작용은 엄청날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내년부터 오는 2005년까지 수도권과 광역대도시 주변지역에 대한 토지적성평가 결과를 보고 한계농지를 정비해도 늦지 않다는 일부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또한가지 걱정은 한계농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너무 허술하다는데 있다.

일선 지자체의 경우 권한에 비해 역량이 크게 부족한 게 우리현실이다.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기초단체가 한계농지를 지정하게 돼있는데,관계전문가도 별로 없고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극복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물론 도시계획위원회도 있고 '국토이용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발행위허가제 등의 장치도 마련했지만 이를 작동하기 위한 기반시스템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전국 토지의 이용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토지관리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거듭 말하지만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 활성화를 위해 한계농지를 개발하겠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먼저 난개발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갖춰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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