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번에는 개성을 경제특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제정했다.

나진·선봉의 실패,신의주 특구의 좌절을 경험 삼아 적지않은 고민 끝에 남쪽에 인접한 개성을 개방하는 '용기'를 낸 셈이다.

개성은 서울과의 근접성,사회간접자본의 활용 가능성에 있어서 신의주와 나진·선봉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는 물론 개방 경험이 있는 중국으로부터도 최적의 경제특구 후보지로 지목되어 왔다.

북한 당국의 발표와 사업주체가 될 현대아산 측에 따르면 개성 특구에는 신의주 특구에 버금가는 자치권이 부여되고,반출물품에는 비과세 혜택을 주며,투자자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외에도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또 빠르면 내년 3월에 개성시 일원에 대한 육로 관광이 시작되고 늦어도 2004년 상반기에는 공단분양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성공단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북핵 문제에 대한 투명성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공단의 경제성을 보장하는 각종 비용문제와 서울로부터의 출퇴근 가능성,입주기업과 업종의 선정,남측의 전력 등 인프라 지원까지 선행과제도 한둘이 아니다.

특히 공단의 경쟁력을 결정할 비용 문제부터가 그렇게 간단하지 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미확인 보도에 따르면 공단 분양가는 평당 30만원,근로자에 대해서는 월 10만원선의 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놓고 남북 양측이 협상을 갖고있다고 하지만 이런 가격조건을 결코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남한의 공단조차 평당 10만원인 곳이 널려있는 터에 굳이 30만원씩 주고 개성까지 올라가 내수용 공장을 차릴 회사가 얼마나 될지 의문인 것이 사실이고 월 10만원선의 임금수준 또한 베트남이나 중국에 비해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협상 과정에서 적정한 원가수준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개성 역시 소리만 요란하고 실적은 부진한 나진·선봉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입주기업 선정과 관련해서도 갈등의 소지는 있다.

북한은 첨단 기술기업 만을 고집하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공단에 입주할 기업에 달린 문제일 뿐 북한 당국이 선택할 입장은 결코 아니다.

특구를 지정하기만 하면 금강산 입산료 받듯이 저절로 달러가 쏟아져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특구의 성공 조건을 들라면 첫째도 경제성이요 둘째도 경제성이다.

북한 당국은 이점을 철저하게 인식하는 바탕위에서 특구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