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람들은 아름답다. 남루한 일상에 지치더라도 꿈을 가진 이들의 눈은 빛난다. 희망의 또다른 이름인 꿈은 하찮고 보잘 것 없는 현실을 헤치고 나아가기 위한 불변의 힘이다. 태평양의 남성화장품 "미래파"가 지향하는 남성상은 바로 "미래를 꿈꾸는 아름다운 남자"다. "애프터 쉐이브 포뮬라"의 광고전략 역시 여기서 출발했다. 꿈을 향해 정진하는 남성의 매력을 그리면서 도시의 틈바구니에서 지친 남성들의 피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제품 컨셉트를 부각시킨다는 것. "파란 꿈을 꾸는 남자,이 남자가 좋습니다"나 "사랑을 돌려줄 줄 아는 남자,이 남자가 좋습니다" 등의 카피는 여성들이 욕망하는 "내 남자"에 관한 판타지다. 자고로 남자들은 일에 열중하는 모습이 가장 섹시해 보이는 법. 게다가 "사랑"을 아는 남자라니 이상형중의 이상형이 아니겠는가. 회사에서 밤을 지새고 깨어난 남자(이병헌)가 "자신의 여자"를 향해 짓는 듯한 부드러운 미소는 여성들의 마음을 미묘하게 뒤흔든다. "남김없이 웃는" 이병헌만의 소년같은 매력은 모성본능도 자극한다. 남성화장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는 매우 적절한 전략으로 보인다. 광고 비주얼도 제품과 잘 연결된다. 블루톤이나 화이트톤으로 처리된 부드럽고 나른한 느낌의 "화면"과 "파란꿈"이라는 카피속 색감은 "꿈"이라는 브랜드 메시지와 어우러지면서 푸른색이 주조인 제품 컬러와 전체적인 연결감을 가진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