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광고를 '시대의 거울'이라고 말한다. 광고를 들여다보면 시장의 부침이나 새로운 문화코드, 사회의 이슈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뉴스가 굵직굵직한 사회의 줄기를 조명한다면 광고는 우리가 자칫 간과하기 쉬운 시대의 실핏줄들을 보여준다. 광고는 또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광고에 담고 소비자는 광고를 통해 기업의 미래와 비전을 엿볼 수 있다. 올해 광고시장은 10% 이상 커져 처음으로 6조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소비부진과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광고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월드컵의 영향이 컸다. 기업들은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감동의 드라마를 광고로 표현했다. 월드컵의 영향은 광고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까지 광고의 주류를 이뤘던 휴머니즘이나 엽기 복고 등의 소재보다는 월드컵을 소재로 한 광고가 많았고 이에따라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광고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띄었다. 10대 광고주들의 광고비도 20% 이상 늘어났다. 올들어 3.4분기까지 SK텔레콤은 1천4백12억원, 삼성전자는 1천1백63억원의 광고비를 쏟아부으며 광고비 지출 순위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광고비를 가장 많이 썼던 삼성전자의 광고비는 8백9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광고비 증가폭은 대단하다. 매체별로는 TV가 지난해보다 26%나 성장하면서 광고시장을 주도했다.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 시장은 소폭 커지는데 그쳤다. 광고비 증가 폭에서는 이동통신업체들이 돋보였다. 올 한햇동안 광고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4개사는 SK텔레콤 삼성전자 KTF LG전자로 지난해와 같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삼성전자를, KTF는 LG전자를 각각 추월해 이동통신업체들의 위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30위권 밖이었던 LG텔레콤도 16위를 껑충 뛰어올랐다. 카드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에는 삼성카드만이 27위로 광고비 지출 30위권에 들었으나 올해는 카드 4사가 30위권에 진입했다. 삼성카드가 12위, 국민카드가 23위에 올랐고 비씨카드와 현대카드도 30위권에 포함됐다. '2002 한경광고대상'은 한경광고대상 광고마케팅대상 다이버시티대상 그린경영대상 광고인대상 등 5개 부문으로 구분해 심사했다. 부문별 최우수상은 기업PR 컴퓨터 정보통신 백화점 신용카드 금융 증권 보험 등 20개 부문에 걸쳐 선정됐다. 특히 기업의 광고가 노인 장애인 소수민족 등 사회적 약자, 또는 소외된 이웃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고 다이버시티대상을 만들었다. 이 상은 문화적 다양성(cultural diversity)을 추구한 광고에 주기로 했다. 기업들이 환경을 중시하는 녹색경영을 하도록 장려하는 의미에서 그린경영대상도 만들었다. '2002 한경광고대상'에 응모한 광고 중에는 '작품'이라고 할 만한 수작이 많았다. 특히 월드컵을 소재로 한 광고, 이동통신이나 신용카드가 가져오는 새 세상을 그린 광고가 돋보였다. 영예의 한경광고대상을 받은 삼성그룹의 '우리의 대표 브랜드-삼성'은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긍정적 내용을 담고 있어 호평을 받았다. 한경광고대상 시상식은 12월3일 오전 10시 한경 18층 다산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