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의 이노종 전무는 지난 6월 느꼈던 벅찬 감동을 잊지 못한다. 1974년 SK그룹에 입사한 이후 29년간 광고분야를 담당해 왔지만 올해만큼 보람을 느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전 국민을 붉은악마로 만들어 버린 '월드컵 응원 광고'를 기획한 것은 물론 국민응원 붐을 일으켜 월드컵을 범국민적인 축제로 승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주위에선 그가 수십년간 광고에 쏟아부은 열정에 대한 '하늘의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광고인들은 이 전무를 기업 이미지 광고의 개척자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기업광고에 대한 개념조차 전무했던 1970년대에 '캠페인성 기업광고'라는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한 사람이 바로 그다. 대표적인 캠페인이 장학퀴즈.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 장학퀴즈 프로그램 후원과 청소년 공익광고 캠페인은 단순한 스폰서십을 넘어 기업 이미지 광고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지난 2000년부터는 중국에서도 장학퀴즈 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지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 한류를 전파하고 있다. 이 전무는 선경 유공 한국이동통신 등 서로 다른 사명으로 통합적인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그룹의 CI를 SK로 바꾼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고객이 OK! 할때까지 OK! SK', '고객이 행복할때까지 OK! SK', '행복이 큰나라 OK!SK' 등은 SK그룹의 이미지를 통일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광고 카피들이다. 기업광고의 공익성을 늘 강조하는 이 전무는 요즘 대외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한국광고주협회, 한국ABC협회, 한국PR협회에서 광고산업 발전에 기여한데 이어 한국외국어대학 강단에서 광고계 후진 양성을 위한 강의에 10년째 정열을 쏟아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