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아이정보기술(대표 전인오)은 이달 들어 중국 중팡타이펑과학기술유한공사에 내년 말까지 휴대용단말장치(PDA) 30만개 6천9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전인오 대표는 대량의 PDA를 중국에 수출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전략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첫째 중국시장을 뚫기 위해 중국인이 특별히 좋아하는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둘째는 "인맥을 잘 활용했다"고 밝힌다. 전 대표는 베이징과 상하이 시내를 다니면서 중국의 비즈니스맨들이 대부분 조그마한 손가방을 하나씩 들고 다니는 걸 발견했다. 그는 중국인에게 그 손가방 안에 뭐가 들어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 중국인은 수첩 메모지 필기도구 지갑 핸드폰 등 5가지를 넣고 다닌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들은 전 사장은 무릎을 치며 이렇게 외쳤다. "아,중국에선 PDA가 먹혀들어가겠구나." 서울 구로동에 첨단 액정모니터 공장을 가지고 있는 그는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중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손가방형 PDA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핸드폰 통화기능과 수첩(개인정보관리) 기능을 가진 PDA를 만들어냈다. 막상 중국인의 수요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해냈지만 중국시장 마케팅이 그리 쉬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전 사장은 인맥을 통한 전략을 활용했다. 전 대표가 박사과정을 다니고 있는 호서대 벤처대학원의 도움으로 대만 칭화대의 장이쉬 교수를 만나게 됐다. 그는 중국 동팡텔레컴의 부회장을 맡고 있어 베이징에 다양한 인맥을 가진 인물이었다. 장 교수의 도움으로 전 대표는 중국의 관납 및 군납 업체인 중팡타이펑과학기술유한공사의 장옌핑 회장을 만나게 됐다. 세번째 만났을 때 중국인을 위한 독특한 PDA를 새로 개발했다며 부품 리스트까지 공개하자 장 회장은 그 자리에서 PDA를 주문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이 PDA를 러시아 카자흐스탄 이집트 브라질 등으로도 수출할 계획이다.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이 회사는 12월 중에 증자도 추진한다. 모스크바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으며 러시아 등 8개국에 액정모니터를 수출하고 있다. (02)783-8331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