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제일은행이 조흥은행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15일 밝혔다. 코헨 행장은 이날 오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초청 최고경영자 월례 조찬회에서 `한국인 CEO가 본 1년의 한국체험'을 주제로 강연을마친뒤 오는 2004년까지 자산 40조원 달성 등의 내부목표를 위해 좋은 기회가 있다면 인수합병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일은행이 내부 자산이 건전하고 자금여력도 충분한 데다 대차대조표도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여타 은행에 비해 더욱 많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며 조흥은행 인수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그는 한국에 대해 건설적인 `쓴소리'를 하겠다며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입된 공적자금을 더 높은 단계로의 발전을 위한 비용으로 봐야 하며 공적자금 회수에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외환위기는 지난 30년간의 경제개발 단계에서 누적된 문제가 터진 것이며 시스템 차원의 문제였기 때문에 `개인적인 책임'으로 돌릴 사안이 아니라고말했다. 또 상당수 공적자금은 이미 도산됐거나 부실화된 기업부채를 정리하면서 이미 `증발'됐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공공자금'으로 여기는 것은 스스로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것과 같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공적자금의 낭비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공적자금을 통해 한국의 금융체제와 경제체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만일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아 금융체제가 무너졌다면 더욱 끔찍한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한국은 수출을 해야 살 수 있고 국경을 열어 외국인투자를 유치해야 할 필요가 가장 높은 나라중 하나인 데도 여전히 외국인 투자를 경시하고 외국인은 한국인만 못하다는 인식이 남아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직도 외국인 투자성과를 축소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시키는 경우가 있으며 이런 행태는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이 된다면서 한국이하루빨리 국제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급여문제와 관련,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물가상승률에다 5%를 더한 수준에서 급여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과거의 저개발국 시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천달러 이하일 때는 연간 10-15%의 임금인상을 실시해도 큰문제가 없지만 한국은 이미 국민소득이 1만달러 수준인 선진국이기 때문에 선진국 근로자들의 임금인상률을 감안해 급여인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헨 행장은 아직도 노동조합 등이 10%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한국에서는 원래 이렇게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한국상황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라며 하루빨리 이런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