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은 14일 각각 임시주총을 열고 두 은행간 합병계약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1일 통합추진위원회가 구성된지 불과 한달반만에 통합작업의 85%가 진척됐다. 하나은행은 다음주 본부조직 통합 등을 마무리하고 내달 1일 통합은행의 닻을 올릴 예정이다. ◆ 주총에서 합병승인 하나은행 주총에서는 지분율 기준으로 86.31%가 참석, 합병계약 승인 건에 대해 99.9%가 찬성했다. 서울은행 주총에서는 1인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합병안건을 통과시켰다. 합병은행의 상임이사로는 하나은행측에서 김승유 행장과 윤교중 김종열 부행장, 서울은행쪽에서 이인수 행장 직무대행과 장광용 감사가 각각 선임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또 서울은행이 하나은행과의 합병 전에 총발행주식(1억2천2백여만주)의 50%를 무상소각하기로 했다. 합병은행에 대해 정부가 갖게 되는 지분(30.9%)은 1차로 합병 후 20일 이내에 10%를 자사주 매입이나 제3자 매입주선 등을 통해 처분해 주기로 했다. 또 이로부터 3개월 내에 20%를 추가 처분하고 이후 3개월마다 10%씩을 현금화, 합병 1년이 되는 날까지 모두 60%를 처분해 주기로 했다. 처분가격은 주당 1만8천8백30원과 시가중 높은 금액이다. ◆ 은행합병의 새모델 하나.서울은행의 합병 본계약일인 지난 9월25일부터 통합은행 출범일인 12월1일까지는 66일. 과거 국내 은행간 합병이 보통 6개월이상 걸린 것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한 시간이다. 이처럼 합병작업이 초고속으로 진행된 비결은 문화적 융합에 중점을 둔 합병 작업에 있다는게 금융계의 진단이다. 김승유 통합추진위원장은 두 은행 직원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작업을 합병의 핵심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합병 실무작업을 주관하는 통합추진기획단을 하나 서울 직원 각각 30명씩으로 구성한 뒤 1박2일 일정의 워크숍을 가졌다. 이어 '퓨처 투게더'란 통합소식지를 창간, 두 은행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했다. 통추위가 통합은행의 슬로건으로 '서울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고객과 하나가 되겠습니다'를 채택한 것도 문화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은 대목이다. 유병연.김인식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