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서식하는 뱀의 독에서 새로운 항암후보물질이 발굴됐다. 연세대 정광회 교수팀은 과학기술부 신기능생물소재개발사업의 하나로, 국내에서식하는 `칠점사(까치살무사)'의 독에서 암 전이를 강하게 억제하는 `삭사틸린(saxatilin)' 단백질을 새로 발굴, 세계 8개국에 물질특허를 출원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칠점사에서 분리한 삭사틸린 단백질을 효모에 삽입시킨 뒤 대량 배양시키는 방법으로, 30ℓ배양액에서 약 5g의 삭사틸린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정상적으로 5g의 삭사탈린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10만마리의 칠점사가 필요하다. 칠점사는 한번 물리면 일곱 발자국도 못 간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한국의 뱀가운데 독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삭사틸린을 투여한 결과, 폐암과 대장암, 흑색종양에 강력한 암전이 억제효과를 보이면서도 독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d 특히 삭사틸린이 미국의 하버드대학팀에서 개발한 혈관생성 억제 유전자 `안지오스타틴'에 비해 10배 이상의 강한 활성을 나타냈으며 정상 신생혈관 형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조직의 신생혈관형성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일진그룹을 통해 국내외 기업에 이전할 계획"이라며 "신약으로 개발하기까지는 4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